선거 겨냥 오세훈 시장 치적 홍보에 비판 여론
선거 겨냥 오세훈 시장 치적 홍보에 비판 여론
  • 서영길 기자
  • 승인 2010.04.13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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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디자인서울에서 복지정책으로 급선회…예산 없는 말잔치만

6ㆍ2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 행정을 활용해 치적 홍보나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서남, 동북권 르네상스로 지역 균형발전 가시화’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에 이미 보도된 서울시 사업들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지하철 9호선 개통(2009년 7월), 북서울숲 개장(2009년 10월) 등 이미 알려진 서울시의 치적사업들이었다. 이뿐 아니라 ‘노후 아파트 재건축연한 완화 전면 재검토’ 를 밝히는 한편, ‘고소득자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입주 제한’ 도 발표했다.

서울시가 지난 1년여 간 꾸준하고 일관되게 재건축연한 완화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던 것과 정면 배치되는 대목이다. 또한 시프트 건도 저소득자만이 입주하면 슬럼화가 될 우려가 있다고 고수하던 자신들의 주장과는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민층의 표를 의식한 것’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는 논평을 통해 “치적 홍보만을 위해 지난 사업을 재탕, 삼탕하여 보도자료를 내거나, 표를 의식하기라도 한 듯 소신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행위가 드러났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오세훈 시장 역점사업 ‘디자인 서울’은 슬그머니 자취 감춰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 8일 ‘문화프로그램 자치구 확대’와  ‘실버극장 확충’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서울형 그물망 문화복지’ 계획을 발표했다. 오세훈 시장이 역점을 두고 진행하는 이 계획은 복지서비스를 전체 시민으로 확대하겠다는 보편적 복지 개념을 내세웠지만, 크게 눈에 띄는 성과가 없는 상태다. 그리고 지난 3월 18일에는 ‘일자리 특별대책’을 발표해 4만 5,000여명의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오 시장이 중점적으로 내세웠던 디자인 정책이나 한강르네상스 등은 눈에 띄는 활동이 없을 만큼 미미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오 시장의 재임기간 중 홍보비는 1,1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건,  이명박 전 서울시장 재임 8년간 서울시가 쓴 홍보비 649억여 원의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실질적인 복지정책, 일자리정책보다는 ‘전시행정’ 홍보에만 급급했다는 방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월드가 6일 발표한 ‘2010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7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6.6%가 차기 시장에게 바라는 일순위 정책을 묻는 질문 ‘일자리정책’이라고 답했다. 반면에 오 시장이 중점 추진했던 디자인서울이나 한강르네상스는 1.1%와 1.6%에 불과했다. 시민들에게 철저히 외면받으며, 예산만 낭비한다는 비난이 고조되자 위기감을 느꼈을 오 시장이 재선을 의식해 정책을 ‘급선회’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난 9일, 참여연대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정 4년, 복지ㆍ주거정책 평가 좌담회’에서 임성규 서울복지시민연대 대표는 “‘서울형 복지’의 문제는 구호만 요란하고 예산 반영이 안 된 점”이라고 비판하며, “서울시 홍보예산인 1,180억에도 미치지 못하는 복지 예산으로는 ‘전시성 복지’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 대표는 “기본적으로 정책을 말할 때는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서울형 복지’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홍보비 수치를 통해 잘 알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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