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실버영화관 예산지원 중단, “왜?”
서울시, 실버영화관 예산지원 중단, “왜?”
  • 박혜원 기자
  • 승인 2011.01.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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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허리우드 극장’ 예산편성 "No", 시의회는 “Yes"
▲ 종로구 낙원동에 있는 '허리우드 극장'.

[서울타임스=박혜원 기자] “노인들 갈 곳이 자꾸 줄어들어, 이곳도 사라지면 안되는데...”

지난 6일(목), 실버극장 ‘허리우드 클래식 영화관’을 찾은 어르신들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일주일에 2번은 반드시 허리우드 극장에서 영화를 보신다는 박남성(72·중구 장충동) 할아버지는 “서울에 사는 무료한 노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 바로 허리우드 극장인데, 요즘 서울시에서 극장 지원을 끊는다는 소문이 있어 이곳이 사라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위치한 허리우드 극장은 2009년 1월, ‘실버영화관’으로 오픈한 노인 전용 문화공간이다. 허리우드 극장은 고령화시대를 맞아 노인 문제와 세대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곳으로 서울시 어르신들이 많이 모이는 종묘와 탑골공원 근처에 자리 잡고 2000원의 가격에 영화를 제공하고 있다.

하루 평균 500여 명 이상의 노인들이 찾아오는 이곳은 2009년 11월 영화관으로는 최초로 노동부 선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운영 2년 만에 어르신들의 위한 서울시 대표 문화공간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서울시의 예산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있어 극장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허리우드 극장이 서울 노인의 대표적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 가면서 작년 한 해 동안 3억 원의 극장 운영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 해 10월 서울시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서대문구 ‘청춘극장’이 생기면서 중복지원을 이유로 ‘허리우드 극장’의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허리우드 극장 김은주 대표는 “극장의 특수성으로 극장 유지비가 많이 들어 적자를 보고 있다”며, “서울시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문화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영화 외에도 서커스, 연극, 갤러리, 뮤직박스 등을 운영해오고 있지만 서울시의 예산이 끊기면 운영에 어려움이 올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 김 대표는 “예산 지원이 중단되더라도 극장 운영은 어떻게라도 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더욱 다양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김 대표의 극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에 2700여 명의 어르신들은 “추억이 있는 영화를 보는 재미에 친구들과 이곳을 찾는데 서울시 예산이 없어진다니 무슨 말이냐”며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어르신들의 서명 내용이 담긴 서명서는 지난해 12월 25일 서울시의회 의원들에게 전해졌고, 의원들은 서울시 예산 내용에 허리우드 극장 지원 3억원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무상급식으로 불거진 서울시 예산편성 논란으로 인해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의회가 편성한 내용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나서고 있어 예산지원이 불확실한 상태다.

[서울타임스=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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