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왜 그들은 프랑스를 노리는가
알카에다, 왜 그들은 프랑스를 노리는가
  • 백연주
  • 승인 2011.01.14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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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연주의 ‘프랑스 엿보기’]

프랑스 국방부는 지난 10일 아침, 아프리카의 모리타니와 말리 그리고 니제르 이 3개국의 여행 경계령을 발표했다. 이는 2011년 새해의 설레임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7일, 아프리카 중서부 공화국인 니제르에서 25세의 두 프랑스인이 추가로 알카에다 일원들에게 납치, 살해되었기 때문이다.

1월 9일, 프랑스 육군 대변인인 티에리 벡아르는 현장조사를 통해 피해자들이 지난 7일 AQMI(알카에다 마그레브 이슬람)의 멤버들에게 납치되었으며 이튿날인 8일, 그들을 추격하던 니제르 군인과의 전면전 중 현장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세 명의 니제르 군인이 총격에 의해 사망했으며 대치 중이었던 두 명의 프랑스 군인 또한 중상을 입었다.

▲ 알 카에다.

불행의 연속

이 같은 알카에다의 만행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16일 다섯명의 프랑스인이 역시 아프리카에서 납치되었으며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관해 국방부 장관인 알랑 쥐페는 이번을 계기로 니제르에 더 많은 프랑스군을 파견해 현지에서 거주하거나 여행 중인 자국인들을 적극 보호할 것이며 특히 국가적으로 아프리카 3개국 출국에 대해 무기한 경계령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현재 경계령이 내려진 아프리카의 해당 3개국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만 해도 니제르 1,550명, 모리타니 2,115명, 말리 5,330명. 그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의사인 제 조카 내외가 현재 니제르에서 자원봉사 중인데 또 프랑스인들이 납치되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 그들일까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몰라요" - 알랑 53세

“출국 경계령만 내릴 것이 아니라 프랑스 정부가 전면적으로 알카에다 측과 어떠한 협상을 통해서라도 납치된 국민을 되돌려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로망 35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국방부 장관인 알랑 쥐페는 이와 같이 불안정한 상황에 불만을 토로하는 국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현실은 말처럼 쉽지 않다고 밝혔다.

“보고를 받고 신속히 니제르에 주둔중인 프랑스 군을 현장으로 파견했지만 실상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 오래 전부터 알카에다는 테러리즘에 반대하는 프랑스 및 여러 국가에 앙심을 품고 이러한 인질극이나 납치, 살해 등을 일삼아 왔고 이들과 무기로 맞서 싸우는 것은 그들의 화를 돋아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알랑 쥐페 프랑스 국방부 장관.
그렇다면 대체 알카에다가 프랑스에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

정치적, 군사적으로 중립만을 고집해오던 프랑스 정부는 니콜라 사르코지의 대통령 당선 이후 유래없던 아프간 파병을 감행했다. 이에 국제 테러리스트 알카에다측은 크게 분노하며 현지에 파견된 프랑스 군인들을 적극 공격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수많은 부상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여전히 파병철수안에 부정적인 사르코지 대통령의 입장에 전면 대응하기 위해 프랑스를 상대로 대대적인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프랑스측이 니제르에서 채취하는 다량의 우라늄. 프랑스는 몇 해 전부터 니제르에 다수의 연구원들을 파견시켜 현지의 우라늄을 무분별하게 개발, 저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니제르 내의 전기전력이 대폭 약화될 수도 있어 대부분의 니제르인들은 프랑스를 곱게 바라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알카에다는 니제르 국민의 인심을 얻어 테러리스트 국가로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힘없는 니제르 대신 무력으로 프랑스를 위협하고 있다는 향간의 주장도 배제할 수는 없다.

과연 프랑스는 납치된 자국민들을 구할 수 있을지 우려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발생한 프랑스인 납치사건에 대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절대 테러리스트들에게 복종하지 않겠다”라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며, 니제르를 비롯한 주변국가의 방문을 자제할 것을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부탁했다.

또한 대통령은 빠른 시일내에 이번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두 프랑스인의 가족들을 엘리제 궁으로 초대하여 슬픔을 함께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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