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안전 검색, 정말 안전한가?
공항안전 검색, 정말 안전한가?
  • 백연주
  • 승인 2011.01.28 0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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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연주의 ‘프랑스 엿보기’]

알카에다의 프랑스인 납치극, 오사마 빈 라덴의 프랑스와 전면전 선언…

평화롭기만했던 자유국가 프랑스에 철통보안 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티비채널인 'France2'의 시사 프로그램인 Envoye Special팀에게 한 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항공전문가라고 밝힌 중년남성은 국가적으로 한층 더 강화되었다고 밝힌 정부의 공식입장은 임시적으로 국민을 안정시키기 위한 둘러대기일 뿐이라며 취재팀에 위험한 제안을 했다. 권총을 소지하고 프랑스 국내공항을 통과해보자는 것.

과연 공항보안팀은 무기를 소지한 이들을 식별해낼 수 있을까?

도발적인 실험, 그리고 절망

비밀미션을 수행하기로 한 저널리스트 린다는 현 프랑스 경찰이 사용한다는 9mm의 권총을 분리해 두 개의 핸드백에 부품을 나눠넣고 파리의 오를리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파리-니스행 항공편을 예약한 그녀가 무기가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세관검사대에 줄을 섰다.

세 명의 수하물 판독관과 다섯명의 안전요원들. 공항 내 보안은 확실히 예전보다 강화된 듯 보였다. 드디어 두 가방이 검사대위에 오르고 린다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판독관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그녀에게 가방을 돌려줬다. 이렇게 무사히 통과한 린다는 그대로 권총을 소지한채 비행기에 탑승했다.

니스에 도착한 린다는 가까운 마르세이유 공항으로 향했다. 파리에 이은 제2의 최대공항인 이 곳에서 그녀는 다시 한 번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다시 검열대에 오른 두 가방. 그 때 한 판독관이 그녀를 불렀다. 그는 린다의 가방 중 한 곳에 의심스러운 물품이 발견되었다며 가방을 열어 확인하겠다고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약 3분여 동안 가방을 검사한 그는 두 눈 앞에 있는 권총 부품의 정체를 알아보지 못한 채 린다와 두 가방의 탑승을 허가했다.

또 한 번 쉽게 공항을 통과한 후 마르세이유-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한 그녀는 도착 직전, 화장실 안에서 분리되어있던 권총을 재조립하고 장전했다. 이 날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했던 150명의 승객들은 프랑스판 911테러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공항 보안 교육의 허술함

무기가 분리되었을 경우엔 식별 할 능력이 없는 판독관, 안전요원들은 대체 어떻게 프랑스의 최대공항에 취업할 수 있었던 걸까 ? 충격적인 실험이 후 취재팀은 파리의 안전요원 양성기관을 찾았다. 마침 기관에서는 다음날 있을 공항 보안요원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복습이 한창이었다. 전문가라는 파트릭의 교육하에 8명의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했다.

강의실에 배치되어 있는 공항판독대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통해 가상 수하물 검사를 실행 중인 학생들. 화면에 나타난 분리된 권총을 본 그들 중 의심을 갖는 학생은 단 한 명. “권총 부품인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볼펜인 것 같기도 해요”

그마저도 확실치가 않았다. 다음날 자격증 시험을 본다는 그들은 실제로 무기류를 접해본 적도 없었다. 이들은 공항 보안요원이 되기로 결심하기 전에 점원, 미화원, 고교 중퇴 등 전혀 관련이 없는 활동을 했었다는데 그렇다면 이 기관의 입학기준은 무엇일까 ?

“특별한 학력이나 경험이 필요한 건 아니고 3개월 코스의 경우 1500유로(한화 약 200만 원)를 내고 등록하셔서 수업만 들으시면 됩니다. 자격증 시험도 여기서 이뤄집니다”

보안요원 자격증 담당자의 대답이다. 아무런 자격제한없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입학과 수료. 게다가 시험 또한 매우 허술했다. 평소 학생들을 지도해오던 파트릭이 시험감독으로 배치된 가운데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험현장. 심지어 질문을 이해 못한 학생 대신 답을 누르는 감독관의 모습까지 보였다.

며칠 후, 이들은 공항 보안요원 자격증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프랑스 내 수많은 공항에 배치될 것이다. 국민의 안전과 더불어 국가 전체를 테러리즘으로부터 보호해 나갈 안전요원들. 사실적인 전문적 지식과 책임감을 실어 줄 올바른 교육과 철저한 수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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