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구청장, 당신의 최종 선택은?
서울시장·구청장, 당신의 최종 선택은?
  • 고동우 기자
  • 승인 2010.06.01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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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5개 구청장 선거구 분석 ①] 한나라당 ‘압승’ 민주당 ‘역전’ 자신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노무현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온 한나라당은 서울시장을 비롯한 서울 25개 자치구를 모조리 가져가며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압승을 거둔 바 있다.

6월 2일 투·개표를 앞둔 이번 제5회 지방선거는 누구나 알고 있듯 각각 공격과 수비 위치가 뒤바뀐 채 진행됐다. ‘4대강 반대’ ‘민주주의 회복’ 등을 전면에 내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심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등에 따르면, 구도만 다를 뿐 결과는 지난 선거와 비슷할 거란 예측이 우세하다. 재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 간 격차가 15%~20%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데다, 구청장 선거의 경우도 “20곳 정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한나라당 내에서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지역은 강남, 서초, 송파, 종로, 용산, 중구, 중랑, 성북, 노원, 구로, 영등포, 성동, 은평, 강서, 서대문, 도봉, 동대문, 광진, 동작, 관악, 양천 21곳이다.

물론 민주당 측도 “10% 안팎의 숨은 표가 판세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구청장 선거도 성동, 동대문, 강북, 서대문, 마포, 금천, 동작, 관악, 강동 등을 중심으로 최소 10곳 이상에서 승리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내비친다.

▲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맨 왼쪽부터 한나라당 오세훈, 민주당 한명숙, 자유선진당 지상욱, 진보신당 노회찬, 미래연합 석종현.

정통 행정관료 대 정치인 대결 ‘눈길’

거의 모든 지역이 아주 근소한 차의 ‘예측 불허’ 초접전을 벌여온 구청장 선거는 각 선거구마다 다양한 경력의 후보자들이 출마, 진검승부를 겨뤄 많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 종로구청장 선거에서 접전을 벌인 한나라당 정창희 후보(왼쪽)와 민주당 김영종 후보(오른쪽).
먼저 ‘영원한 정치 1번지’ 종로는 6대 서울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한나라당 정창희 후보(63, 정인출판사 대표)와 한국수자원공사 이사를 역임한 민주당 김영종 후보(56, 건축사)가 일찌감치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무상급식·지역개발 현안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추격전을 펼쳐온 나머지 자유평화당 이태희 후보(51, 자유평화당 대표)와 김성은(44, 종로구의원)·유미영(43, 자영업) 두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 역시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는 정통 행정관료 대 정치인 간의 맞대결이 유독 많이 눈에 띄었다. 서대문·마포·성북·노원·중랑이 그런 경우였는데, 또한 공교롭게도 전자는 모두 한나라당, 후자는 모두 민주당 후보이기도 했다. 양측은 예의 “행정엔 연습이 없다”는 ‘정치인 불가론’과 “관료 출신은 시야가 좁을 수밖에 없다”는 ‘행정가 한계론’을 각각 손에 쥔 채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여야 후보가 1대 1 대결을 펼친 서대문의 한나라당 이해돈 후보(55)는 서울시 사회과장, 서대문 부구청장 등을 지낸 전문 관료이며, 민주당 문석진 후보(54)는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서울시의원, 도시개발공사 이사 등을 거쳤다. 두 후보는 다른 어느 선거구보다 뚜렷한 정책적 차이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뉴타운·재개발과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 입점 문제에 대한 태도가 대표적이다.

현직 구청장 재선·3선 도전 관심

▲ 마포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권종수 후보(왼쪽)와 민주당 박홍섭 후보(오른쪽).
인근 마포의 한나라당 권종수 후보(60)도 서울시 건설행정과장, 종로·강북 부구청장 경력을 앞세워 “명품 마포 건설에는 행정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반면 이에 맞서는 민선 3기 마포구청장이자 민주당 마포지역위 상임고문인 박홍섭 후보(67)는 “수십 년 공무원 생활로 행정 전문가면 우리나라에 그런 전문가는 수만 명 이상”이라고 꼬집으며 ‘마포 토박이론’을 내세웠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정무보좌역을 지냈고 청와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에서 일했던 국민참여당 김철 후보(45)가 승패에 어떤 변수로 작용하느냐 또한 마포의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성북과 노원은 행정관료 출신의 현직 구청장이 젊은 ‘친노 성향’ 야당 후보들의 거센 도전을 받는 모양새다. 3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서찬교 성북구청장 후보(67)는 1967년 건설부 총무과 공무원으로 시작해 양천·구로·은평·강동 4개구에서 부구청장을 지내는 등 화려한 행정 경험을 자랑한다. 야당 쪽에서는 서 구청장 ‘3선 저지’를 위해 모두 두 사람이 나섰다.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인 민주당 김영배 후보(43)가 서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변호사와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국민참여당 엄윤상 후보(43)도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 노원에서 날선 공방을 벌인 한나라당 이노근 후보(왼쪽)와 민주당 김성환 후보(오른쪽)
노원의 한나라당 이노근 후보(56)도 금천·종로·중랑 3개구에서 부구청장을 역임한 것을 비롯해 서울시청 등에서 3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해왔다. 이에 대항하는 민주당 김성환 후보(44)는 역시 앞서 김영배 후보와 마찬가지로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고, 노원구의원·서울시의원 일도 7년여간 했다. 이 지역에선 특이하게도 ‘야권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양측 간에 거친 공방이 펼쳐졌는데, 김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된 데 대해 이 후보 측이 ‘나눠먹기식 협약’ ‘제2의 을사조약’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탓이다. 김성환 후보 측은 이에 “지역사회 주요 구성원과 함께 하는 구정도 이해 못하는 제왕적 구청장”이라고 맹비난하면서 공식 사과와 후보 사퇴 요구로 맞불을 놓았다.

중랑도 서울시청 등에서 근무했던 한나라당 문병권 후보(60)의 3선 도전이 관심인 가운데, 민주당에선 15대·16대 대선 김대중·노무현 후보 중랑지역 총책임을 맡았던 김준명 후보(56)가 ‘도시관리·지방자치 예산 전문가’임을 자임하며 맹추격전을 펼쳤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큰 격차(63.8% 대 23.2%)로 패배한 데 대한, 김 후보의 설욕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구청장 vs 구청장, 논쟁의 깊이도 남달라

‘행정 전문가 대 행정 전문가’ ‘구청장 대 구청장(권한대행)’의 대결로 관심을 끄는 지역도 있다. 구로·성동·동대문·강동·강서가 그런 경우인데, 예의 이들 지역에선 후보자 간 논쟁의 깊이도 남달랐다.

구로는 현 구청장이자 서울시 공무원 출신인 한나라당 양대웅 후보(68)가 3선 고지 점령에 나선 가운데, 공교롭게도 민주당 쪽 대항마는 구로구청에서 한때 ‘한솥밥’(부구청장)을 먹었고 서울시 근무 경력(경쟁력강화본부장) 또한 ‘닮은꼴’인 이성 후보(53)다. 두 후보는 선거 내내 지역개발 방식, 세입확대 방안 등을 놓고 심도 깊은 공방을 벌였다. 경기대 겸임교수 등을 지낸 평화민주당 강신일 후보(47)의 득표력도 관심사다.

▲ ‘구청장 대 구청장’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성동의 한나라당 이호조 후보(왼쪽)와 민주당 고재득 후보(오른쪽).
성동은 현 구청장의 재선과 전 구청장의 4선 도전으로 가장 흥미로운 선거 구도를 연출한 곳이다. 정통 관료인 한나라당 이호조 후보(65)와 민선 1·2·3기 구청장을 역임한 민주당 고재득 후보(64)는 서로가 오랜 경륜에 바탕한 ‘성동지역 전문가’임을 자임하며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신하고 있다.

동대문에서도 전·현직 구청장이 맞붙었다. 지난 1년여간 동대문구청장 권한대행을 맡아 했던 한나라당 방태원 후보(51)와 민선 2기 구청장 민주당 유덕열 후보(55)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의 방 후보는 예의 “할 일 많은 동대문구에는 정치인보다 행정을 잘 알는 행정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유 후보는 “권한대행을 역임하다 바로 한나라당 후보가 됐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청렴성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경찰 공무원으로 일했던 친박연합 김영환 후보(72)와 전 동대문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무소속 김재전 후보(66)도 초조한 마음으로 당락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 강동에서 치열한 논쟁을 벌인 한나라당 최용호 후보(왼쪽)와 민주당 이해식 후보(오른쪽).

강동에 출마한 후보들도 전·현직 구청장답게 수준 높은 논쟁을 치렀다. 유일한 민주당 소속 현직 구청장인 이해식 후보(46)와 이 후보가 오기 직전까지 권한대행을 역임했던 한나라당 최용호 후보(55)는 각자 재임 기간 동안 성과, 소외계층 지원대책 등과 관련해 장군멍군을 주고받았다. 최 후보가 “소외계층 지원은 지역경제 활성화가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하면 이 후보는 “지금 같은 경제위기에선 공공의 일자리라도 많이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받아치는 식이었다.

강서는 현직 구청장과 전직 국회의원·구청장 간의 ‘거물급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한나라당에선 당 중앙연수원 부원장 출신의 현 구청장 김재현 후보(69)가 나섰고, 민주당은 17대 국회의원·민선 2기 구청장을 지낸 노현송 후보(56)를 내세우는 강수를 뒀다. 과거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는 평화민주당 김근미 후보(49)가 이들의 양강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구 분석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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