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로 널리 알려진 송악
아이비로 널리 알려진 송악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1.02.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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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 타령’ 77]
▲ 송악. [송홍선]

아이비(ivy)는 두릅나무과 송악속(Hedera)의 식물을 통틀어 부르는 영명이다.

한반도에 자라는 아이비는 늘푸른 덩굴나무의 ‘송악’이 있다. 줄기에서 공기뿌리가 나와 다른 물체에 달라붙어 자란다. 수평으로 뻗거나 매달리므로 지면이나 벽을 덮기 위해 심기도 한다.

잎은 보통 3∼5갈래지지만 때로는 갈라지지 않은 잎이 나오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아이비는 유럽에 많은 잉글리시아이비(english ivy, common ivy)이다.

아이비는 수많은 재배종과 지리적인 변종뿐만 아니라 여러 품종이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아이리시아이비(irish ivy), 알제리아이비(algerian ivy), 페르시아아이비(persian ivy, colchis ivy) 등이다.

한편, 진정한 아이비의 식물이 아니지만 아이비의 영명이 붙은 식물도 더러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담쟁이덩굴이다. 담쟁이덩굴은 영명으로 boston ivy, japanese ivy, grape ivy 등으로 부른다. 또한 옻나무과에 속하는 poison ivy도 있다. 이런 식물은 아이비(덩굴이 뻗는 식물 종류)의 일종이지만 송악속 식물의 아이비와는 다르다.

한반도에 자라는 아이비, 즉 송악은 영명으로 japanes ivy 또는 rhombea ivy라 쓴다. 한글명 송악의 이름은 소가 잘 먹는 나무라는 뜻으로 소밥나무라 부르던 것이 변형한 것에서 유래하고 있다. 송악은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고 어두운 그늘에서도 잘 견디기 때문에 기르기가 쉽다.

돌담이나 다른 나무의 줄기를 뻗으며 자라기도 한다. 때문에 종종 다른 나무의 생육을 저해하거나 죽이기도 한다. 그리고 송악으로 뒤덮인 담벼락이나 건물의 벽 틈으로 들어가면 구조물이 붕괴되는 것을 앞당길 수도 있다.

전북 김제군 김구면의 송악 자생지는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87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데, 이 식물이 훼손되지 않고 남아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곳의 전설에 따르면 학생들은 송악 밑이나 가까이에 있으면 머리가 나빠져서 공부를 잘 못한다고 하여 이 나무 밑에 가기를 꺼려했다. 또한 나무를 꺾었을 때 그 즙액이 상처에 묻으면 정신에 이상이 생긴다는 이야기 때문에 이 나무를 꺾지 않았다.

유럽에서 전하는 아이비의 이야기는 너무도 다양하게 전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Dionysos, 로마 신화의 Bacchos)와 관련이 있어서인지 유럽에서는 술에 취하지 않게 하는 식물로 여겨 아이비의 잎을 술에 넣는 습속이 행해졌다.

영국에서는 술집 정면에 아이비의 다발 등을 장식하고 있다. 또한 아이비를 집의 벽에 걸어두면 벼락이나 마귀제거의 효능이 있다고 믿었다.

그런가 하면 아이비는 결혼식이나 장례 때에 영원한 생명을 상징해 널리 이용됐다. 옛날 그리스의 결혼식에서는 결혼하는 부부에게 아이비를 건네주는 풍습이 있었다. 드물게 묘지에 아이비를 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늘 푸른 성질의 영원한 삶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독교인은 아이비로 속죄함과 아울러 불멸의 상징으로 의미를 회상하고 그것을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의 표지로 삼았다.

▲ 송악. [송홍선]

아이비는 다른 나무에 구불구불 달라붙는 성질 때문에 용린(龍鱗)이라 부르기도 했다. 유럽에서 아이비가 무성한 집은 유복함을 상징했다. 아이비의 늘 푸른 특성에서는 영원한 우정, 사랑, 불멸, 영원한 생명 등을 표상한다. 특히 성실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부부의 성실, 친국간의 성실과 변함없는 감정 등이다.
 
아이비는 다른 물체에 기대며 자라는 성질 때문에 부인 또는 여성의 식물로 여기기도 한다.

꽃말은 정절과 부부애, 애착과 영원한 우정, 행운이 함께 하는 사랑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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