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나은 개 팔자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사람보다 나은 개 팔자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 백연주
  • 승인 2011.02.24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연주의 ‘프랑스 엿보기’]
▲ 애견호텔 홈페이지.

최고급 실크 시트가 구비된 전용침대, 영양사가 칼로리를 고려해 만든 개인 식단, 정원사가 손질한 아름다운 정원에서의 휴식, 취침 전 긴장을 풀어주는 마사지.

이것은 프랑스 백만장자의 하루가 아니다. 파리에 위치한 애견전용호텔의 서비스 내역이다.

호텔 사장인 드비 뷔랑의 ‘애견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라는 말처럼 이 곳을 방문한 애견들은 웬만한 스타 못지 않은 대접을 받고있다.

‘한국 개고기 반대운동’을 벌였던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를 통해 프랑스인들의 애견에 대한 사랑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고양이, 새 등을 제치고 프랑스인이 가장 선호하는 애완동물인 개는, 이제 보다 전문적인 관리로 주인들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다.

올해 2살인 울리스. 래브라도 종인 울리스는 호텔의 VIP고객이다.

현재 프랑스에 단 하나뿐인 애견전용호텔 ‘악튀엘 도그( Actuel Dogs)’는 6개의 일반룸과 2개의 스위트룸을 구비하고 있으며 미국이나 일본 샵에 영향을 받은 현대적인 디자인이 눈에 띈다.

바쁜 일상으로 울리스를 매일 돌볼 수 없는 주인 내외는 1주일에 4일을 애견호텔에 맡긴다. 애견 울리스가 스위트룸에 도착하면, 그는(?) 미국산 최고급 가죽으로 제작된 전용소파에 몸을 눕힌채 호텔 매니저가 틀어놓은 티비 프로그램을 감상한다.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개들이 휴식을 취할 시 소리보다 이미지에 민감하기 때문에 티비 볼륨은 최저로 줄여 두뇌회전을 최대화한다고 한다.

또한 애견별로 전용 정신학 전문의가 있어 오후엔 파리 외교의 산책로를 함께 거닐며 개들의 반응과 스트레스 지수등을 살핀다.

호텔에서는 이 외에도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얼마전 재공사를 마친 놀이방엔 래브라도, 허스키, 불독 등 최고의 애견들이 한데 모여 공놀이와 부메랑 등으로 여가활동을 즐기고, 호텔 포토그래퍼는 그들의 하루를 사진으로 담아 주인에게 전송한다.

물론 애견들간의 싸움을 막기 위해 공격적인 개들은 따로 격리해 관리한다. 이와 더불어 애견들의 안전을 위해 호텔방과 복도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24시간 관찰한다.

입을 다물 수 없는 애견 맞춤 서비스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매주 건강검진을 통해 과체중인 애견들은 호텔 한 켠에 마련된 스파로 보내진다. 이 곳에는 애견 전용 수영장과 아쿠아 바이크를 비롯한 수중 런닝머신 등 스포츠를 위한 모든 장비가 구비되어 있다. 호텔에선 우수고객인 VID (very important dog)를 위한 아쿠아짐 개인수업 프로그램이 있어 특정 애견의 체중감량을 돕는다.

울리스의 주인인 리즈는 “남편과 내가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울리스가 하루 종일 집에 혼자있는 것이 불안했다. 그래서 호텔측에 관리를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하루 일과가 끝나고 나면 정해진 시간에 울리스를 자택까지 바래다 주는 호텔 측의 운전사가 있어 편리하다”고 밝혔다.

집에 들여보내기 전에 현관에서 울리스의 발바닥을 위생수건으로 닦아주기 때문에 집안에 외부의 세균을 끌고 들어올 염려도 없어 안전하다고 한다. 이 호텔을 찾기 전까지는 일반 도우미에게 산책만을 맡겨도 3시간에 25유로(한화 5만원가량)를 냈던 리즈 내외. 이젠 그에 10유로 가량을 더한 금액으로 24시간 울리스의 안전과 안락한 하루를 보장받고 있다.

파리의 애견호텔은 몇 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성황이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는 반응이다. 현재 3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는 53세의 욜란드는 “개를 위한 호텔이라니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사람도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애견을 위한 스위트룸이라니 헛웃음이 난다”라며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는 대표적인 동물, 개.
그러나 그들이 최고급 가죽소파와 넓게 드리워진 잔디밭 중 어느 곳에서 행복할지 생각해 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