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약용과 함께 관상용으로도 이용하는 가지
식용, 약용과 함께 관상용으로도 이용하는 가지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1.03.0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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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 타령’ 80]
▲ 가지. [송홍선]

가지는 주로 식품이나 약재로 이용하고 있다. 식품으로는 열매가 이용된다. 주로 나물, 전, 김치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지중해 지역 요리의 주원료인 가지는 그리스의 무사카(moussaka), 이탈리아의 가지 파르미자나(eggplant paramigiana), 중동지역의 양념인 바바 가노우시(baba ganoush) 등과 같은 고전 요리에 많이 이용하였다. 종종 굽거나 튀기거나 또는 삶아서 먹기도 한다.

약재로는 잎, 줄기, 뿌리, 열매자루를 쓰는데, 혈청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이뇨작용도 한다. 주로 피부의 염증, 유선염, 종기, 피부궤양 등에 쓰고, 대변출혈에도 이용한다. 흰빛이나 노란빛의 원예품종 가지는 식용 이외에도 아파트 베란다에서 관상용으로 키우는 등 그 이용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이런 식물이 언제 한반도에 들어왔는지는 자세하게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의 기록을 토대로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지는 5~6세기에 동양으로 전래되었고, 한반도에는 중국을 통하여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의서인 ‘본초연의(本草衍義)’에는 ‘신라에는 1종의 가지가 나는데 모양이 달걀 비슷하고 연한 자줏빛에 광택이 있으며 꼭지가 길고 맛이 달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해동역사’에는 당나라 때의 문헌인 ‘유양잡조’와 송나라 때의 문헌인 ‘본초연의’를 인용하여, ‘신라에서 재배되는 가지는 꼭지가 길쭉하고 끝은 달걀 모양인데, 맛이 달아서 중국에서도 수입하여 재배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한반도의 옛 문헌인 ‘동의보감’에는 신라시대의 가지 재배와 생산에 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한반도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동국이상국집’에는 집에서 가지를 재배하여 날로 먹거나 삶아 먹었다는 내용의 시가 있다.

▲ 가지. [송홍선]

가지에 관한 한반도의 설화로는 방귀를 잘 뀌는 여자가 우연히 가지 열매로 도둑을 막았다는 것이 있다. 이 설화는 소화(笑話) 중 과장 이야기로 분류되며, 방귀쟁이 유형의 이야기로 널리 전승되는 것이다. 옛날 어떤 곳에 방귀를 잘 뀌는 며느리가 방귀를 막으려고 잠을 잘 때에 항문에 가지를 끼워 두었다.

어느 날 밤에 도둑이 그 집에 들어와서 부엌에 있는 가마솥을 짊어지고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그때 며느리의 뱃속에서 부글부글 괴던 방귀가 일시에 터져 나오며 가지가 날아갔다. 가지가 부딪치는 소리에 놀란 도둑은 솥을 팽개치고 달아났다. 이 유형의 전설은 며느리가 아닌 남자 방귀쟁이의 이야기도 있고, 가지 대신 팽이와 같은 마개가 사용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가지 대신 호박꼭지로 변이되어 나타난다. 이런 설화는 생리적 현상이면서 수치심을 동반하는 방귀를 소화적으로 처리하여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하게 하려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으며, 거기에 웃음의 가치를 설정하고 있다.

옛 속담에 ‘가을 가지는 새색시에게 먹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를 해석하면, 첫째는 가을 가지가 씹는 맛이 좋고 맛이 있어서 새색시에게 과분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새색시란 바로 쥐를 의미하기 때문에 맛있고 영양분이 많은 가을 가지를 쥐가 먹으면 쥐들이 금방 번식해서 곤란하다는 뜻이다.

셋째는 가을 가지는 씨앗이 적고 너무 떫어서 배를 앓기 쉬우므로 시어머니가 아이를 낳기 어렵게 될 것을 염려하였기 때문이란다.

어느 해석이 옳고 그른가에 대해선 따질 바가 아니다. 현대 여성에게는 관계가 없는 해석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듣고 넘겨버릴 말인 것 같기도 하다.

가지의 자줏빛은 음침하고 불길한 빛깔로 여기고 있다. 또한 가지열매의 모양새는 남자의 생식기와 비슷하다고 하여 남자의 생식기를 비유하는 경우도 있다. 껍질은 광택이 있어 아름다움을 표상하기도 한다. 수줍은 새색시를 뜻하기도 한다.

꽃말은 진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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