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시민, “차갑지만, 불연재를 쓰려고 이렇게 만든 것 같은데…”
지하철 9호선 노들역에는 아주 세련된 디자인의 의자가 있는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모두 서 있다.
커다란 상자만 올려놓고 그냥 서있는 아주머니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차가워서 그냥 서 있는다”라고 말했다. 바로 옆에는 엄마와 딸로 보이는 두 사람이 의자 옆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의자는 철재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일반 나무 의자보다 훨씬 차갑게 느껴졌다.
혹시나 해서 다음 노량진역으로 가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남학생과 어르신 두 분만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다가가 물어보니 “네 차가워요. 그런데 이게 불연재라서 이렇게 만든 것 같은데…”라고 말한다. 다리가 불편하신 어르신들이나 책을 읽는 사람들은 차갑지만 어쩔 수 없이 의자를 이용한다고 했다.
‘앉기에는 너무 차가운 의자이지만 불에 타지 않는 재료로 만들려고 이렇게 만들었으니 이해하고 있다’는 시민의 말을 들으니, 과연 시민이 이해심이 많은 것인지 제작자 측에서 불났을때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배려한 것인지 헷갈렸다.
앉기 위해 만든 의자인데 너무 차가워서 사람들은 짐만 올려놓고 있었다.
의자에는 ‘Hi Seoul’이라는 로고가 선명하다. 얼마나 차가운지 의자에 앉아 보았다. 10분 정도 앉아 있으니 그냥 서 있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깔끔하고 심플한 디자인의 의자. 그런데 너무 차가워서 의자로써의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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