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서울광장 월드컵 응원전 자본에 점령” 성토
문화연대 “서울광장 월드컵 응원전 자본에 점령” 성토
  • 고동우 기자
  • 승인 2010.06.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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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응원 주도 허가한 서울시 강력 비판
시민사회단체인 문화연대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서울광장 응원전이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 일부 대기업 주도로 열리게 된 것과 관련, “서울광장을 거대 자본이 점령하도록 갖은 말장난으로 멍석을 깔아주며, 시민들을 우롱한 서울시의 기만적인 행태를 규탄한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문화연대는 3일 성명을 통해 “시민들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고, 공적 공간인 광장에 대한 공공성도 인식하지 못하는 서울시 덕분에 재벌 기업들은 너무도 편하게, 자유롭게 광장을 점령하고 시민들의 응원전을 담보로 장사를 하며 월드컵 특수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하면서 “무차별적인 마케팅 폭격 속에서, 2002년 시민들이 광장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었던 문화적인 행위들은 이제 더이상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절망감을 표했다.

현재 서울시는 “기업의 로고와 브랜드 노출을 금한다”는 방침이지만, 문화연대 측은 이 문제가 핵심이 아니며 “지난 2006년 월드컵 때처럼 기업 측이 직원들을 동원해 시민을 통제하거나, 연예인, 노출이 심한 여성을 앞자리에 배치해 분위기를 만들면 자발적인 문화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문화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또 “대기업들의 참여는 적극적으로 허용해 상업화는 방치하면서, 비판적인 단체의 집회는 막는 게 현재의 서울광장 정책”이라는 점도 강하게 문제제기한다.

한편 그간 월드컵 응원을 주도해온 ‘붉은악마’ 측도 대기업 주도 응원 때문에 참여 문제를 심각히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붉은악마 측 관계자는 “기업이 서울광장을 자사 선전장으로 활용할 것이 뻔하다. 평소 축구 발전에는 관심도 없다가 광고 효과를 노리고 후원하겠다는 기업도 있다. 주관사와 후원업체 등 업체 측과 만났는데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제시했다”며 최악의 경우 보이콧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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