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항사(葛項寺) 삼층석탑 ①
갈항사(葛項寺) 삼층석탑 ①
  • 나각순 서울시사편찬위 연구간사
  • 승인 2011.03.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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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각순의 ‘서울문화유산 돌아보기’ 35]
▲ 갈항사 삼층석탑(서탑). [나각순 제공]

갈항사(葛項寺) 삼층석탑은 한동안 종로구 세종로1가 경복궁 경내에 위치해 있다가, 국립중앙박물관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의 야외 남쪽 외곽에 옮겨져 두 기가 나란히 자리하게 되었다.

갈항사 삼층석탑은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99호로 지정되었다.

통일신라 경덕왕17년(758)에 세워진 2층의 기단부에 3층의 탑신부를 갖춘 일반형 석탑 2기로, 높이 동탑 4.3m, 서탑 4m 크기의 쌍탑이다. 재료는 화강암으로 현재 용산구 용산동6가 168-6 국립중앙박물관 내에 소재하고 있다.

원래 경상북도 김천시 남면 오봉리 금오산 서쪽 기슭의 갈항사 터에 동서로 세워져 있던 것인데, 1916년에 경복궁 경내에 옮겨졌다. 이때 원래의 위치대로 동서로 배치하지 않고 남북으로 배치하였다.

그리고 동탑과 서탑 사이에 민속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길을 내어 서탑은 남쪽인 경복궁 경내에, 동탑은 북쪽인 민속박물관 입구에 놓이게 되었다.

석탑의 이전 당시 석탑을 해체하면서 양 석탑의 기단부에 똑같이 한 변의 길이가 75cm, 두께가 33cm인 자연석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을 자세히 조사해 본 결과, 다시 그 밑에 거의 같은 크기의 가공한 석재가 있고 상면 중앙에 사리공이 있음이 발견되었다. 

또, 그 사리공 내에서는 청동기와 도기의 파편 등 사리장치가 수습되었으며, 동탑에서는 청동사리합과 금동제사리병이, 서탑에서는 금동병과 구리합, 종이조각 등이 발견되었다.

▲ 갈항사 삼층석탑(동탑). [나각순 제공]
이 동서 쌍탑은 그 규모와 건조방법이 동일한 것으로 2층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건리하고 그 위에 상륜부를 설치하였다. 현재 두 탑 모두 상륜부는 소실되었으며, 서탑은 3층 옥개석마저 소실되어 3층 탑신부까지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기단부는 굽도리식으로 돌려진 지대석과 하층기단의 면석을 하나의 돌로 조성하고, 그 위의 하층기단 갑석과 상층기단의 각 부는 각기 별도의 석재로 조성하여 여러 개로 구성하였는데, 그 석재의 수가 하층기단은 9개이며 상층기단은 4개이다. 단 서탑은 지대석이 현재 자갈 섞인 자연석 암반 위에 하층 기단부가 놓여 있는 것이 동탑과 다르다.

하층기단 면석에는 각 양쪽에 우주(隅柱)와 두 개의 탱주(撐柱)가 정연하게 새겨있고, 갑석 상면에는 높직한 원호(圓弧)와 약간 낮은 각형(角形)의 2단 굄대를 마련하여 그 위에 상층기단을 놓게 하였다.

상층기단 면석은 각면 1매씩 4면 4매의 판석으로 조립되었으며, 역시 각 면마다 양쪽 우주와 2개의 탱주가 모각되어 있다. 이 석탑은 하층기단과 상층기단의 탱주 수로 미루어 볼 때, 1면 3구획 4면 12구획으로 구분한 신라 융성기 때에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상층기단 갑석은 아랫면에 부연(副椽)이 조각되어 있고, 상면 중앙에는 하층기단의 갑석과 마찬가지로 2단의 굄대를 마련하여 탑신부를 받치고 있다. 서탑의 경우 상층기단의 측면이 조금 깨어진 상태이다.

탑신부는 옥신과 옥개석을 각각 하나의 다른 돌로 조성하였으며, 양쪽에는 우주가 정연하게 새겨져있다. 옥개석도 각 층 모두 동일한 양식의 수법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5개의 확실한 옥개받침이 보이며 상면 중앙에는 2단의 각형 굄대를 마련하여 그 위층의 부재를 받치고 있다.

낙수면은 평박하고 처마 밑의 선은 수평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네 귀퉁이의 전각의 반전이 경쾌하여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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