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에스컬레이터, ‘빛 좋은 개살구’
지하철 9호선 에스컬레이터, ‘빛 좋은 개살구’
  • 박혜원 기자
  • 승인 2011.05.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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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대신 설치한 에스컬레이터, 운행하지 않아 시민들 불편

▲ 지하철 9호선 당산역의 에스컬레이터.

서울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역사 내에 설치돼 있으면서도 운행하지 않는 하행 에스컬레이터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

2009년 운행을 시작한 9호선 지하철은 개화역부터 신논현역까지 총 25개역 정차하며, 시민들의 출·퇴근 시간을 책임지고 있다. 또 깨끗한 지하철 역사 내부와 편리함을 위해 계단 대신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하지만, 시민들의 편리함을 위해 설치된 에스컬레이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자신이 장애 5급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9호선에는 계단이 없다”며, “당산역에서 2호선에서 9호선으로 환승을 하게 되면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2대 하행 에스컬레이터가 2대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올라가는 상행만 2대 운영하고 하행 두 대는 아주 편하게 쉬고 있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 시민은 불편함을 참다못해 역사 관리자에게 에스컬레이터를 운영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어봤지만, ‘고장’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 에너지 절감을 알리는 안내문이 9호선 뿐 아니라 1호선 청량리역에도 세워져 있다.
하지만, 진짜 이유를 확인할 결과, 에스컬레이터를 운행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였다.

에너지 절감을 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9호선 전체에 설치해 놓고도 운영하지 않는 것은 승객들의 편리함을 위해 계단 대신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설치 목적에 모순되는 상황이다.

특히, 위 시민의 말처럼 몸에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면 작동되지 않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기는 더더욱 불편하다.

당산역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은 “에너지 절감이고 뭐고 운행하지도 않을 에스컬레이터를 애초에 왜 설치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어떤 것이 진정 시민들을 위하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시민들의 지적에 상행 2대가 운영되고 하행은 운영되지 않았선 지하철 9호선 당산역의 에스컬레이터는 현재 상행 1, 하행 1대가 운행되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이 정차하는 대부분의 역사에는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계단 대신 에스컬레이터를 설치됐다. 하지만 에너지 절감의 문제, 고장, 비상시 등에는 계단보다 이용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에스컬레이터는 계단보다 단층의 높이가 높아 어르신들이나 어린아이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이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다. 보기에는 편리해 보이지만, 실속이 전혀 없는 9호선의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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