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순신 할머니의, 충무공 생일 축하상
[인터뷰] 이순신 할머니의, 충무공 생일 축하상
  • 김민자 기자
  • 승인 2011.05.04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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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순신 생가터 표석 닦아 손녀딸이라는 오해도

지난 4월 28일(목) 충무공 탄생을 기념해 각종 행사들이 열렸다. 충무로 명보극장앞에서는 다례행사가 열렸고, 광화문 광화랑에서는 5월 2일까지 거북선 전시회가 열렸다.

이런 공식적인 행사와 별개로, 명보극장 앞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매일 충무공 이순신 생가터 표석을 깨끗하게 닦아서, 이순신 할머니라는 별명이 붙은 사람이 있다.

이종임(여, 76세)씨는 이날도 어김없이 조촐하게 이순신 장군의 생일상을 차려놓고, 장군의 뜻을 기렸다.

이종임씨는 예전에 표석이 있던 자리에 도로가 새로 나면서 자리를 옮겼고, 그때는 술취한 사람들의 구토물과, 비둘기 배설물 때문에 지저분했었다고 했다.

그는 “예전 명보극장이 영화관이었을 때는 그래도 좀 장사가 됐었는데, 요즘은 동네 상권이 죽어서 장사가 잘 안되서 세금도 제대로 못낸다”라며, “이순신 장군 표석이라도 깨끗하게 닦아 놓으면 세금 못냈다고 잡아가지는 않겠지…”라고 했다.

비석 앞에 생일상을 차려놓은 모습을 지켜본 한 시민은 “해마다 저렇게 하신다. 누가 이순신 장군의 손녀딸 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들의 귀감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종임씨는 “나는 경주 이씨, 충무공 이순신은 덕수 이씨 로 손녀딸이라는 이야기는 소문일 뿐이다”라고 했다. 다만 정성스럽게 표석을 닦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손녀딸 정도 되니깐 열심히 닦는구나’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또, 다른 시민은 “저렇게 행사 하는 것 보다는, 이게 제대로다”라며 이곳을 지나갔다.

이종임씨는 “돈 쓸 필요없고 술한잔 놓으면 된다”라며, “이렇게 하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분을 존경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올해는 충무아트홀에서부터 퇴계로를 거쳐 충무공 생가터 표석이 있는 명보극장 앞까지 이어지는 퍼레이드가 사정상 개최되지 못해서 “좀 서운하다”는 주민의 말도 있었지만, 거창한 행사 준비로 정작 이순신 장군을 생각하는 시간을 빼앗기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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