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전설의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사과나무
신화와 전설의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사과나무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1.05.0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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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 타령’ 99]

▲사과나무 열매. [송홍선]

사과는 사과나무의 열매이며, 세계적으로 생산이 많은 과일의 하나이다. 사과는 아담과 이브, 트로이 전쟁, 윌리암 텔(Wilhelm Tell), 만류인력 등의 이야기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졌다.

아담과 이브의 사과 이야기는 이렇다. 사람들은 에덴동산의 선악과(善惡果)를 사과로 믿고 있다. 지혜의 나무 열매가 사과이다. 성서에 보면 아담과 이브는 먹지 말라는 금단의 열매를 에덴동산에서 따 먹었다. 때문에 남자는 평생토록 뼈가 부서지도록 일해야 하였고, 여자는 해산의 고통을 견뎌야 하였다. 그때 아담은 사과를 먹는 중에 하느님이 나타나자 겁이 나서 씹지도 않고 꿀꺽 삼켜버렸는데, 그것이 그만 목에 걸려 남자의 목젖을 만들었다.

트로이 전쟁의 사과 이야기를 이어간다. 호메로스(Homeros)의 ‘일리아스(Ilias)’에는 ‘파리스(paris)의 심판’에 사과가 결정적으로 관여하여 전쟁을 유발시킨 내용이 있다.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식에 초대된 신들이 즐겁게 놀고 있을 때,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분노를 터뜨리며 나타나서 식탁에다 사과를 내동댕이쳤다. 그 사과에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이것을 드린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제우스(Zeus)의 아내이며 하늘의 여신 헤라(Hera), 지혜와 싸움의 여신 아테네(Athenae),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 비너스)는 아름다움을 과시하며, 사과를 차지하려고 다투었다. 그러자 제우스와 여러 신들은 이 심판을 아이다 산 밑에 사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주었다.

파리스는 3여신 사이의 매수와 회유가 난무하였지만 결국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한 아프로디테에게 사과를 주었다. 그런데 파리스는 아프로디테가 데려다 준 제우스와 레다의 딸 헬레네를 빼돌렸다. 때문에 아내를 빼앗긴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가 트로이와 싸우게 되었다.

그리고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아탈란테(Atalanta)는 아버지에게 “달리기에서 나를 앞지르는 청년과 결혼하겠으나 패한 사람은 모조리 죽이겠다”는 결혼조건을 제시하였다.

히포메네스(Hippomenes)는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황금사과 3개를 가지고 달리기를 하면서 아탈란테가 자기를 앞지르려고 할 때마다 사과를 떨어뜨려 그녀가 사과를 줍는 사이에 재빨리 달렸다. 그래서 히포메네스는 달리기에 이기고 아탈란테를 아내로 맞이하였다.

윌리암 텔의 사과이야기도 재미있게 전한다. 윌리암 텔은 조국 스위스가 오스트리아의 총독 게슬러의 지배 아래에 있을 때, 자기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백보 뒤에서 활로 쏘아 명중시켜야 하였다.
 
윌리암 텔은 총독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화살통에서 둘째 화살을 꺼내 아들의 머리에 있는 사과를 명중시켰다. 게슬러가 첫째 화살을 왜 쓰지 않았는가 하고 묻자, 윌리암 텔은 “망나니 총독, 만약 화살이 빗나가 내 아들이 죽으면, 첫째 화살로 당신의 머리를 박살내려 하였다”라고 대답하였단다.

만유인력의 사과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것이다. 어느 날 뉴턴은 사과나무 아래에 누워 있다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의문을 일으켜 만유인력을 밝혀냈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사과나무를 탄생수로 심고 귀중하게 기르는 풍속이 있다. 또한 몇몇 나라에서는 성탄절날 밤에 처녀가 사과 껍질을 어깨 뒤로 던져 점을 치는 습속이 있다. 유럽 사람들은 성 토마스의 날 밤에 사과를 둘로 잘랐을 때 그 씨가 짝수면 곧 결혼할 수 있다고 믿었다.

게르만 신화에서는 이즌의 사과를 먹은 사람들이 늙지 않았단다. 여기에서는 젊음을 상징한다. 또한 오딘의 손자 아내가 사과를 먹고 임신하였다는 이야기에서는 잉태․다산을 표상한다.

꽃말은 유혹, 명성 등이다.
▲ 사과나무. [송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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