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병환을 낫게 한 설화 전승…딸기
어머니의 병환을 낫게 한 설화 전승…딸기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1.05.3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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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 타령’ 105]

▲ 딸기 꽃. [송홍선]

딸기는 식물학적으로 장미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북반구 온대지역이 원산지이지만 지금은 남반구에서도 널리 심고 있다. 재배하는 딸기는 일반적으로 북미 대륙이 원산지인 버지니아딸기와 칠레딸기의 변종들이다.

열매가 크고 품질이 좋은 딸기의 개량종은 18세기에 네덜란드에서 많이 육성됐다. 딸기는 영어로는 스트로베리(strawberry)라 부르는데, 이는 유럽에서 밭에 짚(straw)을 깔고 재배한 데서 유래됐다. 베리(berry)는 즙이 많은 열매를 총칭한다. 딸기는 열매에 물이 많은 물열매(장과)의 모양을 하고 있으나 실제는 연하고 작은 얇은열매(수과)가 많이 모여서 전체적으로 물열매를 이루고 있다.

옛날 유럽의 딸기 재배는 처음에 관상의 꽃을 보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가 점차 식용의 열매를 수확하기 것으로 바뀌었다.

미국에서는 가장 작은 주의 로드아일랜드(The State of Rhode Island)를 창설했던 로저 윌리암스(Roger Williams)가 ‘딸기는 이 지역의 온갖 열매 중에서 가장 놀라운 것’이라고 최상급의 찬탄을 하면서부터 식용으로 널리 재배했다.

한방과 민간에서는 신장이 약하거나 소변이 자주 마려울 때에 딸기 즙에 꿀을 조금 넣고 달여서 고약같이 만들어 먹고 있다. ‘본초십유’에는 ‘딸기 잎에서 즙을 내어 눈에 떨어뜨리면 눈이 맑아진다’라는 기록이 있다. 딸기는 비타민 C가 풍부하며, 철분과 다른 무기물들도 들어 있다. 후식용 과일로 먹고, 쨈이나 빵, 파이 등을 만들 때 넣고 있다.

▲ 딸기 열매. [송홍선]

딸기는 시일을 두고 열매가 익는 모습을 보면 열매꼭지 부분이 아니라 그 반대편 끝 부분부터 점차 꼭지 부분으로 빨갛게 물들어 간다. 그리고 딸기 열매를 유심히 살펴보면 열매 바깥에 작은 깨알 같은 것이 많이 박혀 있다.

이렇게 붉은빛으로 익은 딸기 열매모양이 마치 사람의 콧등 모양과 비슷하고 깨알 같은 것이 콧등 모공과 닮았다고 하여 이와 같이 붉은빛이 있는 사람의 코를 딸기코(코끝이 빨갛게 된 코)라 부르기도 한다.

딸기와 관련한 이야기로는 효행담의 전설이 있다. 경기도 강화군에서 채록된 설화이이다. 옛날 강화도에 어느 효자 총각이 있었다. 효자는 중병이 든 어머니가 딸기를 먹으면 병이 나을 것 같다고 하기에 뒷동산의 딸기밭에 가서 칠일기도를 하였다.

그리고 효자 총각은 눈이 내린 겨울인데도 딸기를 구하러 다녔다. 총각은 천신만고 끝에 어느 골짜기에서 구미호를 만나 딸기를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쁜 처녀로 변신한 구미호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 병환도 치료하고, 처녀와 결혼하여 잘 살았다.

딸기는 북유럽 신화에서 결혼을 수호하는 여신 프리카(Fricka, 프리크)에게 바쳐지던 과실이다. 또한 연인들은 사랑의 신에게 바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기독교시대 이후에는 성모마리아에게 바쳐졌는데, 마리아는 딸기를 무척 좋아하여 뜰에 자라고 있는 딸기를 전부 자기 것으로 여겼다.

그리고 만약 천국의 문을 방문하는 사람이 입가에 딸기 즙을 묻힌 채 간다면 딸기를 서리한 것으로 간주되어 지옥으로 내던졌다고 한다. 그리고 천국에 초대받은 어린이들이 지상으로 돌아올 때는 딸기 모습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동지 때 개딸기’라는 우리 속담은 철이 지나서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것을 억지로 구하려 할 때 쓰는 말이다. ‘달리다 딸기 따먹듯’이라는 속담은 음식이 양에 차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충청도 지방에는 칠월칠석날 딸기를 먹으면 부스럼이 난다는 속신이 있다.

꽃말은 사랑과 존경, 존중과 애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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