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5월의 휴일 아침, 한강변을 달려 보세요
눈부신 5월의 휴일 아침, 한강변을 달려 보세요
  • 여영미 본지 이사/ 한국NGO신문 발행인/ 시인
  • 승인 2011.05.2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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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미의 ‘서울단상’] ①…함께 못한 이들을 위한 따뜻한 예산을 떠올리며

눈부신 5월의 휴일 아침, 한강변을 달려 보세요
함께 못한 이들을 위한 따뜻한 예산을 떠올리며


일요일 아침 6시, 한강고수부지 잠원지구.

태양과 함께 달리는 사람들, 걷는 사람들, 스트레칭을 하면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신록사이로 눈부시게 피어나고 있었다.

휴일을 맞아 지난 한 주간을 정리하고 다음 한 주간을 준비하는 모습은 참으로 다양하다.

이른 새벽 여행길을 떠난 사람, 못다한 일을 마무리 하러 간 사람, 아직 포근한 이부자리 속에서 단잠의 여운을 놓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이른 아침 한강변으로 나와서 햇살을 받아 찰랑찰랑 눈부신 빛을 반사하는 강물을 보면서 물 오른 풀잎의 소리와 나뭇잎을 스치듯 흔드는 바람을 목덜미에 느끼면서 몸과 마음을 싱그런 계절 속에 담그는 사람들도 있다.

한강은 이정도면 충분하다. 부지런한 사람들이면 이미 한강의 단맛을 충분히 보고 있다.

달리기도 하도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연인과 다정히 걷기도 하고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노을과 태양, 눈과 비... 자연의 눈부신 변화를 함께 누린다.

이 한강변에 나올 시간조차 없이 노동의 강행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삼겹살과 소주면 큰 호사를 누리면서 하루의 피로를 푼다. 혹은 안주도 없이 막걸리 한 잔이면 된다.

대형분수와 대형시설들이 따로 한강변에 들어서지 않아도 자연의 조화와 함께 어우러진 한강이 주는 건강한 삶을 누린다.

한강변에서 ‘호화시설’을 즐길 사람은 한강 아닌 곳에서도 누릴 수 있다.

한강은 그 자체로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게 해야지 너무 많은 인위적인 조형물과 시설은 한강변답지 않다. 장마철이면 잠기는 한강변의 시설물들, 그 시설물들을 세우느라 드는 비용과 보수하느라 드는 비용들을 한강변에 나오지 조차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예산’으로 만든다면 한강은 더욱 넉넉해질 수가 있다.

넉넉한 한강변을 달리면서 사람들은 혹시 잃었던 건강도 찾고, 잃었던 의욕도 찾고, 잠시 잊었던 이웃에 대한 사랑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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