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것은 가짜 산삼보다 좋다는 더덕
오랜 것은 가짜 산삼보다 좋다는 더덕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1.06.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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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 타령' 110]
▲ 더덕. [송홍선]

더덕은 예로부터 식용 또는 약용하였다. 우선 약용의 더덕은 도라지와 함께 가짜 산삼의 대명사로 잘 알려져 있다. 오히려 ‘가짜 산삼보다도 오래된 더덕의 뿌리가 좋다’는 말도 있듯이 더덕은 예로부터 한방에서 값이 비싼 약초로 인정받아 왔다.

이는 ‘명의별록’의 ‘인삼(人蔘)·현삼(玄蔘)·단삼(丹蔘)·고삼(苦蔘)·사삼(沙蔘 : 더덕)을 오삼(五蔘)이라 하는데 모양이 비슷하고 약효도 비슷하다’는 기록에서 쉽게 알 수 있다.
 
‘한국민속약’에서는 거담․강장․고혈압․보양보음·부인병·해열·풍열·혈변에 쓰이고, 인삼·구절초를 섞거나 꿀을 섞어서 보약을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일상에서는 더덕이 약용보다 식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고려도경’에서는 ‘관에서 매일 내놓는 나물에 더덕이 있는데, 그 모양이 크며 살이 부드럽고 맛이 있다. 이것은 약으로 쓰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 하였다.

더덕은 어린잎을 삶아서 나물로 먹거나 싹으로 먹기도 하며, 뿌리는 장아찌·생채·자반·구이·누름적·정과·술 등을 만든다. 특히 더덕구이는 일미다.

더덕 뿌리는 고추장을 발라서 더덕구이 등을 만들면 향기가 많이 없어지지만 오랫동안 씹으면 씁쓸하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또한 질깃한 느낌이 마치 고기 씹는 기분을 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맛을 즐기기 위해 더덕 뿌리를 찾고 있다.

이렇듯 약용·식용으로 쓰는 더덕은 잔대도라지·인삼 뿌리와 비슷한 것이 사실이다. 더덕의 뿌리를 구별하려면 더덕 특유의 향기와 맛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더덕 뿌리의 향기와 맛은 산에서 직접 채취한 것이 좋다. 요즈음 시판되는 더덕의 뿌리는 거의 대부분 재배한 것이다.

야생더덕과 재배더덕의 형태상 차이는 거의 없지만 식용으로 사용되는 뿌리에 거친 부분이 많은 것이 야생더덕이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재배더덕이다. 또한 야생더덕은 재배더덕보다 향기가 강하하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더덕의 어원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 길이 없으나, 1431년에 간행된 ‘향약채취월령’이나 ‘향약집성방’에는 ‘가덕(加德)’이라 표기되어 있다. 여기에서의 가는 ‘더할 가’이니 ‘더’라 읽어야 하고 덕은 ‘덕’이라 읽어야 하기 때문에 더덕이 이두식 표기라 할 수 있다. 또한 ‘명물기략’에서는 더덕을 사삼이라 하고, 양유(羊乳)․문의(文希)․식미(識美)․지취(志取)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 더덕 꽃. [송홍선]

‘명의별록’에서 더덕의 설명은 ‘더덕잎은 구기자잎과 비슷하다’고 하였으며, ‘본초강목’에서는 ‘1∼2월에 싹이 나는데, 처음 나는 것은 아욱잎과 같다.

8∼9월에 줄기가 자라면 높이가 1∼2척이 된다. 잎은 뾰족하고 구기자잎과 같고 가을에 잎사이에서 작은 자줏빛 꽃이 핀다’라고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증보산림경제’에는 2월에 옮겨 심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자연산만으로는 모자라서 재배를 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나라 때 도홍경이 쓴 의학서적 ‘신농본초경집주’에 백제․고려 상당(上黨)의 삼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여기에서 고려는 고구려이며 고려인삼보다도 중국의 상당삼이 더 좋다고 하였다. 그러나 상당삼은 오늘날의 고증에 따르면 더덕이거나 만삼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한 ‘삼국사기’ 신라 성덕왕․소성왕․경문왕조에는 당나라에 사신을 파견할 때에 공헌한 기록이 나오는데, 특히 799년(소성왕 1) 7월에는 ‘길이가 9척이나 되는 신기한 인삼을 발견하여 당나라에 진상을 하였더니 덕종이 보고 인삼이 아니라며 받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어 매우 흥미롭다. 이때의 공헌품이 인삼이 아니었다면 그것은 더덕일 가능성이 있단다.

최근 들어 더덕은 약용, 식용뿐만 아니라 정원을 장식하는 꽃으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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