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노닐었다는 한강 모래밭 봉우리 섬
신선이 노닐었다는 한강 모래밭 봉우리 섬
  •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
  • 승인 2010.04.22 12: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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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의 ‘한강 섬을 걷다’ 4] - 선유도 ①

신선이 노닐었다는 뜻의 선유도는 2002년 4월 26일 서울시 영등포구 양화동 95번지에 개장한 시민공원이다. 양화대교 아래 선유정수장 시설을 재활용한 생태공원으로 부지 면적은 총 11만 400㎡ 규모이다.

선유도는 본래 10만평 모래밭에 솟은 40m 선유봉이란 작은 봉우리 섬이었다. 경기도 김포군 양동면 양화리에 속했던 선유도 서쪽에 양화나루가 있었고, 주민들은 배를 타고 김포와 서울 한강을 오고 갔다.

선유도에는 3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었는데, 대부분 보리, 수수, 메밀 농사로 생계를 꾸렸거나 양화나루터에서 짐꾼 일을 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함께 숨 쉬는 섬이라는 것이다.

봄이면 산수유 꽃,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철쭉이 강바람에 휘날린다. 멀리서 바라보면 4만평 한강에 핀 푸른 빛깔의 산봉우리 혹은 뒷동산, 아니면 아름다운 정원의 이미지다.

▲ 양화대교와 선유도 야경. ⓒ 박상건
▲ 한강 둔치와 섬을 잇는 무지개 모양 다리. ⓒ 박상건

선유정수장, 78년 만들어 2000년 폐쇄

그러던 선유도는 1925년 대홍수를 겪으며 이주가 시작됐고, 일제 때는 채석장이 들어서 섬을 야금야금 깎아 먹기 시작했다. 68년부터 시작된 한강 개발사업으로 선유도 모래 채취가 시작됐고, 70년대 도시 산업화로 격변기를 거쳤다.

그 과정에서 공단이 밀집된 영등포 일대 식수 공급이 시급했고, 서울시는 마침내 78년 선유도 정수장을 만들었다. 선유정수장은 팔당에서 물을 끌어 올려 서울시민 95만 명이 마실 수 있는 하루 40만t의 수돗물을 생산했다.

이렇게 선유도는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 서남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사용됐다. 그러다가 1999년 5월 6일 서울시가 선유정수장 공원화 추진방침을 세우면서 2000년 12월 정수장이 폐쇄됐다. 한때 호텔부지로 매각이 검토됐다가 휴식과 환경교육의 장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2002년 12월에 164억원을 투입해 환경재생 생태공원이자 물공원을 표방한 선유도공원으로 거듭났다.

▲ 수생공원. ⓒ 박상건
선유도공원에는 한강의 역사와 동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강역사관, 수질정화공원, 시간의 정원, 물놀이장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에서 선유교를 건너 들어가는데, 친환경적으로 설치된 나무 소재 선유교는 밤이면 조명을 밝혀 그 모습이 무척 이국적이다. 이 선유교는 한강둔치와 섬을 잇는 최초의 보행전용 다리로 만들어진 것이다.

한강을 횡단하는 120m 구간의 무지개 모양 다리는 초고강도 콘크리트 소재를 사용한 π형 단면의 날렵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치형 교량에 설치된 투사식 조명기법은 교량의 형태를 아름답게 살려줄 뿐 아니라 수면에 반사되는 독특한 조명 경관을 연출한다.(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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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10-04-26 12:05:01
집 근처라서 자주 갑니다. 아주 분위기 있는 곳입니다. 신선이 노닐었다구요. 저녁 풍경이 아주 예술적입니다....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