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공공한옥, 아름다운 봄날의 시작
서촌 공공한옥, 아름다운 봄날의 시작
  • 안병찬
  • 승인 2024.03.1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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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하기 좋은 계절, 멀리 떠나지 않아도 고즈넉한 분위기에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서울한옥으로 봄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새봄을 맞아 서촌 공공한옥에서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개최된다.

서울시는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메종&오브제(Maison&Objet) 2024’에서 소개한 한지 전시 <봄을 오르다>의 국내 앙코르 전을 3월 19일부터 서촌 라운지에서 선보인다. 3월 29일에는 홍건익 가옥에서 <필운동 콘서트>가 열린다.

우선, 서촌 라운지(종로구 필운대로 27-4)에서는 19일(화)부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협력 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올해 1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메종&오브제(Maison&Objet) 2024’에서 소개한 한지 전시 <봄을 오르다>의 국내 앙코르(재청) 전(展)이다.

메종 & 오브제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인테리어·디자인 분야 박람회로, 매년 1월과 9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다. 6,700명 이상의 전문 바이어와 ’24년 1월 행사 기준 144개국 67,429명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규모 리빙 박람회이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조각가 박선기, 사진가 이갑철의 작품과 그들의 작품에 영감을 받은 젊은 참여작가 5인(김선희, 스튜디오 신유, 스튜디오 포, 바이그레이, 스튜디오 누에)이 서로 다른 시선으로 해석한 한지의 예술성과 활용성을 보여준다.

박선기는 숯을 이용한 조형물 작업을 국내·외에서 이어온 조각가이다. 2006년 ‘김종영 조각상’을 수상하였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프랑스 루이비통 재단, 스위스 PKB 프라이빗 뱅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 컬렉션과 공공기관에 그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숯을 이용한 모빌 설치 작품 ‘조합체(An aggregation)’를 전시한다.

이갑철은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3세대를 대표하는 사진작가로 ‘타인의 땅(1988)’, ‘충돌과 반동(2002, 2007)’, ‘기(2007)’, 프랑스 몽펠리에 ‘한국 현대 사진가 초대전(2002)’, ‘파리 포토(2005)’에서 전시한 바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과 미국의 산타바바라미술관, 아시안아트뮤지엄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흑백 사진 ‘무제’를 한지에 프린트하여 소개한다.

김선희는 박선기 작가의 설치 작품의 건축적 조형미에서 영감받아 작품을 구상한다. 작가는 한지 고유의 질감인 미미(한지를 뜰 때 만들어지는 모서리의 독특한 형태, 섬유질이 드러나도록 하는 마감방식)를 살려내어 공간감을 만든다. 작품 중앙의 창을 통해 겹쳐지는 미미와 명암의 차이를 경험하며 한지의 시간성을 바라볼 수 있다.

스튜디오 신유는 한지 가구 시리즈 ‘Lin’을 위해 보편적인 건축양식인 ‘기둥-보’ 구조를 활용했다. 이는 건축적 조형성을 추구하는 박선기 작가의 작업과 결을 같이하며 가구를 통해 “가장 작은 건축”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튜디오 포는 손으로 한지를 찢고 겹겹이 쌓아 올려 오직 수작업만으로 달 항아리를 빚었다. 한지 달 항아리 열한 개의 면에 직접 주물 제작해 하나하나 뚫어 넣은 천여 개의 은백색 못의 배열은 한지와 사람의 오랜 역사이자 ‘군상과 군집’을 나타낸다.

바이그레이는 한지의 비치는 물성으로 한국의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투각 기법과 바람에 날리는 실을 이용한 소품을 제작하였다. 한지가 만들어내는 음영과 투과되는 빛이 만들어낸 선을 이용하여 한국의 계절과 날씨의 다양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스튜디오 누에는 다양한 두께의 한지를 자연물의 형상으로 정교하게 자르고 여러 장을 쌓아 음영을 부여한 월페이퍼(벽지)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여정’은 한지의 제조과정과 식물의 모티브가 중첩되어 하나의 작품이 되는 과정에서 기존 형태는 소멸하고 작업물로 재탄생되는 시간성을 담고 있다.

3월 29일 홍건익 가옥(종로구 필운대로1길 14-4)에서는 점심 시간대(12시30분)에 한옥에서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하며 휴식할 수 있는 <필운동 콘서트>가 열린다.

홍건익 가옥은 1936년에 건립된 근대 한옥으로, 서울 내 유일하게 원형 석조 우물과 일각문, 빙고가 잘 보존된 가옥이다. 현재 서촌의 여러 장소와 문화, 내력을 아우르는 지역 투어 콘텐츠와 공예․절기 등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과 콘서트, 전시, 도슨트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리코더리스트 남형주와 재즈피아니스트 이석원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숨은 하루’가 그들만의 특색 있고 유쾌한 연주로 봄날의 활기찬 하루를 선물할 예정이다.

리코더리스트 남형주는 세련되고 섬세한 연주를 바탕으로 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등의 초청연주를 비롯, tvN 유퀴즈 온더블록 등 다수의 방송과 미디어 활동으로 리코더의 새로운 모습을 알리고 있다.

재즈피아니스트 이석원은 재즈 피아노를 기반으로 팝, 힙합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최근 발매한 앨범 타이틀곡인 ‘숨은 하루’를 비롯해, 프론티어(원곡 양방언), 아름다운 나라(원곡 한대수), 엔니오 모리꼬네 메들리 등 총 8곡을 연주한다.

필운동 콘서트는 3월을 시작으로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을 분기별 1회 진행하며, 연주곡 중 1곡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홍건익 가옥 유튜브 채널(@honghouse)에 게시할 예정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해 관람할 수 있으며, 추후 별도 안내를 통해 서촌 라운지 작가와의 만남, 홍건익 가옥 필운동 콘서트 좌석 관람 사전 예약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한옥포털(hanok.seoul.go.kr) 또는 전시는 서촌 라운지(@seochon_lounge), 콘서트는 홍건익 가옥(@seoul_honghouse)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 서촌 라운지(☎02-736-7909), 홍건익 가옥(☎02-735-1374)으로 하면 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새봄을 맞아 멀리 떠나지 않아도 서울한옥에 즐길 수 있는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준비했다”라면서, “우리의 마음과 문화가 담긴 서울한옥의 매력과 가치를 즐기고 공감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서울시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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