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분수, 시원해 좋은데 안전할까?
도심속 분수, 시원해 좋은데 안전할까?
  • 김민자 기자
  • 승인 2011.07.21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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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안전관리 무방비, 바닥 이물질 주의 필요
▲ 한 아이가 광화문광장 바닥분수에서 뛰어 놀고 있다.

서울 한낮의 기온이 33도를 웃돈 21일. 한증막을 방불케 하는 더위에 광화문 광장 바닥분수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찌는 한낮, 광화문 광장 바닥분수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던 시민들은 바닥분수가 시원해서 좋긴 한데 안전성에 있어서는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름철 주요 이용시설인 바닥분수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안전조치가 요구된다는 시민들이 많다. 특히 대부분 아이들이 분수에서 하루종일 뛰어놀기 때문에 어린이 안전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날 바닥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을 옷으로 막는 아이, 엉덩이로 누르는 아이, 물총에 물을 담아 뿌리며 뛰어다니는 아이 등 아이들은 제 세상을 만난 듯 뛰어다녔다. 또 머리에 수건을 두른 어른들도 발에 물을 적시며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었다.

▲ 바닥에 엎드려 노는 아이의 모습. 한 아이가 눕자 바로 옆에 있던 아이들도 이 행동을 따라했다.
한 쪽에서는 5세 정도의 여자아이가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졌으나, 바로 일어나 물줄기 사이로 뛰어 다녔다. 또, 3세 정도의 여자아이가 맨발로 바닥 분수대 주변을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이곳을 지나던 한 남자 회사원은 “여기 바닥에 날카로운 것이 있으면 다칠 수도 있다”라며 바닥분수를 가리켰다. 그러나 아이들 근처에 보호자는 보이지 않았다.

▲ 바닥분수에서 뛰어 놀던 아이의 젖은 옷을 갈아 입혀주는 모습.
한참 뒤 바닥분수 가동이 끝난 뒤에야 남자아이의 젖은 옷을 갈아입히고 있던 엄마는 “여기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보호팬스가 있어 그다지 위험한 생각은 안 드는데…”라며 아이가 바닥분수 안에서 노는 것에 대해 “한 30분 정도 물에서 노는 것은 괜찮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 모씨는(여·56) “꼭 사고가 나야 대책이 나오는데, 사전에 바닥분수를 설치하면서 주의사항 표지판이라도 만들어 놓으면 좋겠다”라며 “물을 보면 재미있고 신나는 것만 생각하게 마련인데 위험성에 대해서 미리 알려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모 씨는(여·30)는 “얼마 전 인터넷으로 중국 보하이 수영장에서 감전사고가 난 것을 보았다”며 “일단은 바닥분수에 대해 명확한 관리규정이 없어서 그런 것 같은데, 사람이 들어가도 된다면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고, 아니면 확실히 출입을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바닥분수의 분수구. 이곳으로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아이들의 작은 발이 빠질 위험성도 있다.
박 씨는 “바닥분수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것을 보면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감전될 것 같아서 무섭다”라며 바닥분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문정란(여·39)씨는 “물을 틀어주면 요즘같이 날씨가 뜨거울 때는 시원해서 좋지만, 엄마들이 한 눈을 파는 사이 어린아이가 바닥분수로 들어갈 수 도 있기 때문에 안전망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바닥분수 자체에는 전기시설이 있기 때문에 감전의 위험성이 있다”며 안전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바닥분수 작동 시 동요를 틀어준다던지, 아이들 옷을 갈아입힐 수 있는 시설 등을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서울 중구에서 근무하는 홍선영 씨(여·31)는 “바닥분수가 시원해 보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노는데, 그 물이 깨끗한가라는 의문이 들고, 위험할 수 있다면 못 들어가도록 막거나 안내멘트가 있어야 한다” 라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관리처 관계자는 바닥분수시설의 안전문제에 대해 “바닥분수 안에 들어가는 가면 안된다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분수에는 큰 위험은 없고 단지 바닥의 분수 구멍 속으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맨발로 바닥분수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니 꼭 신발은 신고 들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 맨발로 바닥분수를 걷는 어린아이와 어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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