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의 심오한 엉겅퀴 건강비법
믿거나 말거나의 심오한 엉겅퀴 건강비법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0.07.27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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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 타령’ 21]
허황된 엉겅퀴의 이야기로 글을 시작한다.
엉겅퀴의 꽃은 유럽에서 마귀를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 북유럽에서는 엉겅퀴의 가시가 마녀를 쫓아내는 것으로 알았으며, 동물(가축)의 병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일부 젊은 사람들은 결혼 성취의 주문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엉컹퀴   ⓒ송홍선

기상천외한 엉겅퀴의 건강비법 이야기를 이어간다.
750년경 프랑스의 샤를마뉴(Charlemagne, 칼 대제) 대제는 한창 전쟁을 벌이던 중에 역병이 발생하자 당황하였다. 그래서 그 비방을 신에게 빌었다. 그때 하늘의 천사가 지상으로 내려와 ‘화살이 떨어지는 곳에 자라는 풀을 먹이라’며 활을 당겼다. 샤를마뉴 대제는 화살이 떨어진 곳의 풀을 모아 병사들에게 주었다. 병사들은 이 풀을 먹고 역병이 모두 나았는데, 이 풀이 바로 엉겅퀴였단다.

또한 엉겅퀴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민간과 한방의 중요 약재와 미용재료로 이용하였다. ‘명의별록(名醫別錄)’에서 엉겅퀴 뿌리는 여자의 적백 대하를 다스리고 태(胎)를 안정시켜 준다. 또한 혈을 보하고 토혈과 빈혈을 그치게 하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때문인지 옛날의 비빈(妃嬪)은 자신이 살고 있는 뒤뜰에 엉겅퀴를 심어놓고 수시로 그 즙을 받아 마셨고, 일반 여성들도 즙을 상복하였다.

엉겅퀴는 생약명으로 대계(大薊), 귀계(鬼薊) 등으로 쓰고, 붉은 빛깔의 꽃을 뜻하는 야홍화(野紅花) 등의 이름도 있다. 우리말의 별칭으로는 가시나물, 항가시나물 등이 있다. 우리말의 별칭처럼 엉겅퀴의 어린잎은 나물로 먹는다.

엉겅퀴에 얽힌 설화는 이렇다.
옛날 유럽의 어느 시골에 한 소녀가 살고 있었다. 소녀는 생일선물로 부모로부터 젖소 한 마리를 받고 온갖 정성을 다하여 키웠다. 어느 날 소녀는 우유를 항아리에 담고 팔기 위하여 집을 나섰다. 그러나 길을 걷던 소녀는 길가의 엉겅퀴 가시에 종아리를 찔렸다. 소녀는 넘어지면서 항아리를 땅에 떨어뜨려 우유가 모두 쏟아졌다. 소녀는 놀라서 기절하였고 그리고는 영영 깨어나지 못하였다. 그 후 죽은 소녀는 젖소로 변하여 길가의 엉겅퀴를 모조리 뜯어 먹었다. 그리고 소녀를 묻은 곳에서는 이상한 엉겅퀴가 돋아났고, 그 꽃봉오리 속에는 소녀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사람들은 이 엉겅퀴를 이때 죽은 소녀의 넋을 위로하여 주는 꽃으로 생각하였다.

한편 서양에서는 십자가에서 뽑은 못을 묻은 장소에서 엉겅퀴가 자라났다는 전설도 있다.

또 다른 전설도 재미있다.
13세기경의 덴마크와 스코틀랜드 전쟁에서, 덴마크는 스코틀랜드의 성벽을 포위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덴마크 병사들은 논의 끝에 군화를 벗고 조용하게 성벽을 넘어갔다. 그런데 성벽의 물웅덩이는 바싹 말라 있었고, 주위에는 온통 엉겅퀴 밭이었다. 덴마크 병사들은 엉겅퀴를 밟고 아픔을 견디지 못하여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이때 스코틀랜드 군사들은 초반의 열세에도 불고하고 비무장의 덴마크 병사들을 무찔러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엉겅퀴의 가시가 나라를 구한 셈이 되었던 것이다. 때문에 스코틀랜드에서는 나라를 구한 식물로 여겨 나라꽃으로 상징하고 있다.

▲엉겅퀴의 열매   ⓒ송홍선

한편 엉겅퀴는 ‘축복받은 엉겅퀴’, ‘신성한 엉겅퀴’ 등의 별명이 있다. 날카로운 가시의 미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벽사를 상징하기도 한다. ‘풀이면 엉겅퀴만은 되지 말라’는 옛 말에서 엉겅퀴는 하찮은 풀을 표상한다. 엉겅퀴는 북유럽 신화의 뇌신(雷神) 토루의 꽃이며, 낙뢰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꽃말은 엄격, 독립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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