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근정문 및 행각
경복궁 근정문 및 행각
  • 나각순 서울시사편찬위 연구간사
  • 승인 2011.08.1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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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각순의 서울문화유산 돌아보기-47]

▲근정문 안쪽.
경복궁 근정문 및 행각(景福宮 勤政門 및 行閣)은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으로 출입하는 문과 정전 주위를 둘러싼 회랑으로 되어있는 행각이다.

이 문과 행각은 고종 4년(1867)에 근정전과 함께 재건되었다. 이 문의 남쪽에는 금천교(禁川橋, 일명 永濟橋)?흥례문(興禮門), 그리고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光化門)이 일직선상에 놓여 있다.

정전의 정문은 왕의 즉위식을 거행하고 정전으로 나아가 교지를 반포하는 의례상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하는 곳이다. 또 문 앞 넓은 뜰은 군사사열 및 시범훈련을 하던 곳으로 이때 정문이 왕의 위치가 된다.

경복궁 근정문 및 행각은 1985년 1월 8일 보물 제812호로 지정되었다. 근정문은 석조기단 위에 세워진 목조건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 다포계 우진각지붕으로 되어 있다. 행각은 초익공의 간결한 익공식이며, 중앙 고주(高柱)가 종량(宗樑)을 받치는 가구형식으로 지붕구조를 받게 하고 있다.

근정문에는 장대석을 쌓아 만든 기단의 정면에 길고 나지막한 계단을 마련하였고, 긴 계단 중앙에는 다시 정교한 작은 계단을 두었다. 계단 좌?우에는 소맷돌을 놓고 답도(踏道)에는 봉황을 조각하여 장식하였으며, 봉황을 조각한 석판 좌우 계단 수직면에 당초문(넝쿨문)을 조각하였다.

이는 근정전 월대와 같은 문양으로 그 의미도 백성과 화합하여 안정된 국정을 운영하고자 했던 왕도정치의 조화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근정문은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지은 우진각지붕의 중층 누문(樓門)이다. 공포는 외2출목, 내3출목의 다포계이며, 기둥 상부에는 사갈을 트고, 안초공(按草?)을 결합하였다.

기둥 중앙열의 세 칸에 판문을 달았고, 공포는 근정전의 상세 처리기법과 유사하다. 근정문은 현존하는 조선시대 왕궁의 정전 정문 중 유일한 중층 건물이다. 원래 근정문 앞에는 명당수(明堂水)인 어구(御溝)가 흐르며 금천교가 가설되고, 그 앞으로 흥례문(興禮門)이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청사를 지으면서 모두 해체, 철거되었었는데, 최근에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하고 이 일대를 복원하면서 제 모습을 찾게 되었다.

근정전 행각은 근정전을 중심으로 한 주변을 동·서·남·북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다. 행각은 그 축을 근정전과 근정문에 두고 완전 대칭형을 띠고 있다. 근정전 남쪽의 행각은 근정문 동서로 각각 15칸씩 구성되어 있다.

근정전 북쪽의 행각은 사정문(思政門)을 중앙에 두고 동서로 각각 17칸씩인데, 근정전 쪽은 막혀 있고, 사정전 쪽에서 출입할 수 있는 고방(庫房)으로 되어 있다. 동·서행각은 남행각과 북행각의 동?서 양끝에서 남북 방향으로 연결되었는데, 각각 44칸이다. 동·서 행각은 남에서 북으로 완만한 경사를 따라 바닥과 지붕이 단이 지며 점차 높게 처리되었다.

동·서행각에는 남단에서 17칸 째와 18칸 째에 각각 외부로 돌출된 융문루(隆文樓)와 융무루(隆武樓)가 있다. 근정문 좌·우에는 동·서에 각각 일화문(日華門)과 월화문(月華門)이 남행각에 이어져 있다.

행각은 창건 때는 단랑(單廊)이었던 것을 중건하면서 북행랑을 제외하고 복랑(複廊)으로 꾸몄으며, 창건 때 남쪽 행랑 양끝에 있던 일화문·월화문도 중건하면서 근정문의 바로 좌우에 잇대어 설치하였다. 따라서 근정문을 통하지 않고 이 문을 통하여 내외로 출입할 수 있었다.

행각은 낮은 기단 위에 주춧돌을 놓고 그 위에 원기둥을 세웠으며, 기둥 위는 간결한 초익공을 짰다. 행각의 내측 기둥열 초석은 방형 주초 위에 원형기둥자리를 마련하였으며, 중앙과 외부 기둥열 초석은 주좌가 없는 방형 주초이다.

따라서 벽의 설치는 외부 쪽으로만 되고 내부는 열주식(列柱式)으로 개방하였다. 내부의 가구는 5량이며 천장은 서까래를 노출시킨 연등천장이다. 외부 벽체는 하부를 사고석쌓기로 하고, 상부에는 회벽 중앙에 빗살이 있는 창을 대었는데, 창의 형태는 장방형의 모서리를 사선으로 처리한 특이한 모습을 하였다.

▲근정문 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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