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효능에다 향신료 양념으로 좋아-생강
감기 효능에다 향신료 양념으로 좋아-생강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1.08.11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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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타령'-122]

▲생강잎.
감기의 특효약이 아직 없다지만 생강은 민간요법으로 감기에 좋단다. 생강의 효능에 대해서는 불경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석가가 감기에 걸린 후 신열이 대단해서 피로한 적이 있었다. 이때 석가는 제자들이 쑨 생강 약죽을 몇 번 먹고서 감기를 고쳤다.

그러자 석가는 여러 제자들을 모아놓고, “너희들에게 오늘부터 깨와 후추와 생강이 든 약죽 먹는 것을 권유한다. 왜냐하면 그 죽에는 5가지의 공덕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주림을 덜어주고, 둘째는 갈증을 해소시켜 주며, 셋째는 변비를 다스리고, 넷째는 대소변을 잘 볼 수 있게 하며, 다섯째는 고약한 감기를 쫓게 하기 때문이니라.”고 말하였다.

아무튼 생강은 감기에 좋은 것 같다. 생강을 달인 물을 먹고 감기를 고쳤다는 사람들이 주위에 더러 있기 때문이다. 민간요법으로 평소에 감기에 잘 걸리는 허약체질의 어린이는 생강즙 마찰이 좋은데, 생강즙을 짜서 더운 물로 희석하여 수건에 적셔 가슴, 어깨, 등, 복부 등 피부표면이 빨갛게 될 때까지 문지르면 체질이 개선되고 감기에도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생강 식용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나라의 명의 손사막(孫思邈)은 “8~9월에 생강을 많이 먹으면 봄에 가서 눈병을 앓는다. 수명을 짧게 하며 근력을 감소시킨다. 임부가 많이 먹으면 아기의 손가락이 6개가 된다”라 하였으며, 중국 남송 때의 도사였던 도홍경(圖弘景)은 “생강을 지나치게 먹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였다.

생강은 약용 이외에 주로 향신료의 양념으로 이용한다. 독특한 맛과 향기는 생선이나 고기의 냄새를 없애준다. 그리고 생강은 정과 등의 음식을 만들며, 생강즙, 생강차, 생강주의 주재료가 되기도 한다. 또한 향신료의 생강은 ‘생강과 계피는 오래될수록 맵다.’라는 말처럼 약간 맵고 쓴맛이 나며, 말린 후 갈아서 빵, 과자, 카레, 소스, 피클 등에 이용한다.

한반도를 비롯한 일부 나라에서는 입맛을 변화시키고 깨끗하게 하기 위하여 생강을 얇게 썰어 식사 중에 먹는다. 한방에서는 건위, 신진대사 기능의 항진에 효능이 있다고 하여 소화불량, 천해, 설사, 구토 등에 치료제로 이용한다.

한편 우리의 전설에 생강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생강장수가 있었다. 그는 생강을 배 가득 싣고 평양에 가서 장사를 하여 돈을 많이 벌었다. 그리고 그는 혼잣말을 계속하였다.

“오늘 한 밑천을 톡톡히 잡았구나. 그런데 돈을 벌면 무엇을 한단 말인가? 멋지게 살아보자는 것이 아닌가? 멋진 삶이라. 그것은 바로 이 평양 땅에서 아름다운 여자와 어울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번 돈을 한 번 잘 써 보자.” 화류계를 좋아하는 남자들은 여자 이야기만 나오면 들뜬다. 정신이 확 돌아 버리므로 충고도 고언(苦言)도 통하지 않는 법이라던가.

“아니, 내 돈 가지고 내가 마음대로 쓴다는데 무슨 말이냐? 여자를 사랑한다는데 누가 참견이냐? 망해도 내가 망하니 제삼자는 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 내 자유를 건드리지 말라.” 생강장수는 이러한 주장을 혼자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생강장수는 하룻밤에 3,000냥이나 하는 기생집에 들어갔다.

“화류라. 담장 너머 길가로 나온 꽃은 아무나 꺾는 법. 길가에 있는 임자 없는 버들은 아무나 꺾으면 임자요, 만지면 차지하는 것이다. 다만 돈이 들어서 그렇지.” 이리하여 생강장수는 3,000냥을 주고 그 기생과 일야를 같이 하였다. 더욱이 생강장수는 이틀이나 더 묵고 생강 판 돈 9,000냥을 모두 기생에게 바쳤다. 생강장수는 그 기생과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생강이 한반도에 도입된 시기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고려시대의 문헌인 ‘고려사’ 또는 ‘향약구급방’에 약용식물로 기록되어 있어 일찍부터 재배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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