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단일 후보인 박원순 후보의 민주당 입당 문제가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서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6일 국회를 방문한 박 후보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박 후보가 후보가 되고 나서 가장 큰 부담이 민주당에 입당하는 문제였을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박 후보에게 자유를 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박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이기 때문에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건 갖고 있지 않건 우리 민주당의 후보"라며 "입당 하느냐 안하느냐는 편하게 생각하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제가 정말 해방된 느낌"이라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후보등록 마감일인 7일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식 밝힐 예정이다.
박 후보 측이 주변 의견을 좀 더 경청한 뒤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박 후보의 거취는 무소속 출마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야권 통합 경선 이후 민주당 입당 문제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던 박 후보에게 손 대표가 먼저 숨통을 틔워준 셈이다.
손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대통합의 일환이기도 하다"며 "선거를 잘 치르면 야권 통합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통합은 민주당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민주당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라며 "박원순 후보는 더 큰 민주당의 후보"라고 역설했다.
민주당원들의 지지와 민주당의 선거 지원이 필요하면서도 '새로운 정치인'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입당을 주저하던 박 후보에 대한 배려였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중심이 돼 변화와 통합을 이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그 과정에서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정부와 오세훈 전 시장의 시정을 심판해야한다는 점에서 야권과 저의 생각은 꼭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는 그것에 더해 큰 정치의 흐름이 변해야 하고, 새로운 리더십이 나타나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과 야권 정당들 사이에 견해가 충돌하지는 않지만 야권 통합 이전에 기존 정당에 입당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한편 이날 면담에서 손 대표는 박 후보에게 선거 과정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박 후보 측은 오늘부터 공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실무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