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금융시위를 바라보며…
월가의 금융시위를 바라보며…
  • 이종훈
  • 승인 2011.10.0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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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월가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높아진 실업률 때문에 직장을 얻지 못한 청년들을 중심으로, 소수에 의한 부의 부당한 독점과 자신들의 배만 불리려는 일부 금융인들을 비판하는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시위의 양상은 미국의 다른 대도시를 비롯하여 세계로 확산되고 있으며, 작금의 영국의 시위도 이러한 부의 독점에 대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그 맥락을 함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은 점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금융이란 무엇인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으나, 화폐를 매개로 하여 재화나 용역의 교환을 촉진하고, 편리하게 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오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금융은 역사적으로 볼 때, 그 남용의 가능성 즉, 실물경제를 보조하는 역할을 넘어 거품을 만들고 경제구조를 왜곡시키는 부정적 측면을 어떻게 견제하느냐가 항상 문제되어 왔다.

이러한 금융의 왜곡 현상은 결국 일부 금융인들을 포함한 소수의 천민자본가들이 그들의 이익을 부당하게 취하려는 이기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2008년의 금융위기만을 보더라도, 서브프라임이라는 금융상품으로 저신용자를 위한 고이자의 주택담보부채권을 남발하고, 이를 기초로 도저히 알 수도 없는 파생상품을 만들어 내면서 그 신용이 매우 좋은 것으로 위장하고, 이를 통하여 거액의 판매수수료를 챙긴 일부 금융인에게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부도덕한 금융인들이 정당한 심판을 받지 않고 있으며, 미국 행정부 내에서도 금융위기의 책임이 있는 투자은행과 일정한 관계가 있는 자들이 계속 그 힘을 유지함으로써 책임 있는 투자은행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도 금번 월가시위의 한 원인이 됐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금융위기의 처음부터 문제의 투자은행들과 관련이 없는 자들을 등용함으로써 공평무사한 개혁을 시행했어야 했으며, 이를 통하여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투자은행들의 독점적 지위를 박탈함으로써, 국민의 세금으로 이들에게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는 경제현실의 정당성을 찾았어야 했다.

그런데 이것이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미국 국민은 분노하고 더욱이 해결되지 않는 실업률의 상승으로 인해 더 이상 억울함을 풀지 못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이라도 금융인들에게 어떠한 법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부당하게 챙긴 금원을 환수해야 한다. 또 일부 독점화된 소수 부자들로부터도 역시 누진세를 통한 추가 세금을 걷어 들임으로써 대중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과감한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번 미국 재정부채한도 상향과 관련한 국가부도위기에서도 보았듯이, 일부 정치세력의 반대로 특히 증세와 관련된 개혁의 시도가 무산되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 미국 대다수의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통찰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미국 월가의 금융시위가 주는 교훈은 실로 지대하다 아니할 수 없다. 미국과 비슷한 청년실업의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로서도 이러한 시위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향후 닥칠지도 모를 소요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과감한 금융개혁과 청년실업해소 그리고 부의 공정한 분배제도 마련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다.그래야만 우리가 원하는 부가 부당하게 편중되지 않은 공평한 사회,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마련된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한 정부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대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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