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우, 현대 사진예술의 힘
배병우, 현대 사진예술의 힘
  • 정민희 논설위원
  • 승인 2011.10.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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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희의 마음으로 미술읽기] ⑤

사진은 19세기 이후 처음 발명된다. 대량생산과 복제라는 원초적인 기능에 기인해 사진은 미술의 범주에 포함되어지지 못했었다. 단순한 이미지의 기록소유물로 거쳐 내려오다가 조형성과 진실성이 가미되면서 어렵게 예술분야로 탄생하게 된다.

현대 미술시장에서는 회화와 조각에 버금가는 가격대를 형성하는 작가 층도 있으며, 다양한 매체와 융합돼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고 있기는 하지만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활성화에 비한다면 ‘예술사진’으로의 인식과 시장의 형성은 크게 못 미치고 있기도 하다.

1990년대 말부터 점차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면서 사진미술시장인 파리포토, 포토런던, AIPAD(Association of International Photography Art Dealers)가 매년 사진컬렉터와 애호가의 관심의 장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최초의 아시아 사진페어인 ‘서울포토’가 2008년 이후 사진시장의 거대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2005년 포토런던에서는 세계적 팝가수이며 미술품 컬렉터인 엘튼 존이 한국의 소나무 작가 배병우의 금강산소나무를 한국에서보다 높은 1만5000파운드에 개막식 날 즉시 구입하면서 “이 작품은 나를 위한 작품”이라며 극찬하기도 하였다.

한국적인 자연미로 주어진 세계, 곧 자연에 충실한 과정의 산물을 보여주는 배병우 작가는 30년 가까이 낙산사, 양양, 경주의 소나무에 매료돼 작업하고 있다.

그는 한국적인 미를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새롭게 재현해낸다. 장엄한 대자연의 존재를 붓 대신 카메라로 그린다는 그는 사진이 한국 현대예술의 중심에 자리 잡도록 하는 중심 역할을 했다. 국내는 물론 프랑스·일본·캐나다·미국·스페인·독일 등 해외에서도 많은 전시를 열었다.

한국적인 힘찬 기상을 품은 소나무가 대표적이지만 제주 오름 시리즈를 비롯해 자연풍경을 찍어온 배병우 작가의 신작 세상의 끝자락,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 ‘뉴칼레도니아’ 미지의 섬을 서울에서 접하게 됐다. 자연은 작가 자신에게 모든 것의 원천이었다고 한다.

남태평양 중심의 열대섬, 세계자연유산의 보고의 ‘뉴칼레도니아’의 그랑블루와 60년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공간에서 자연 그대로의 생명력을 보여준 대한민국 DMZ 일원.

그 사진 속으로, 말없이 조용한 자연 속으로 여정을 떠난다면 생태와 환경이 간직한 초월적인 우월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10. 5~10. 30 금산갤러리 서울 02)3789-6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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