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박원순 후보 '양보 없는 설전'
나경원·박원순 후보 '양보 없는 설전'
  • 서울타임스
  • 승인 2011.10.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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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후보, 관훈클럽 토론서 신상의혹 제기 주력
[뉴시스]

10·26 서울시장 보궐거서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10일 관훈클럽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나란히 참가해 치열한 설전을 펼쳤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까지 비판행렬에 합류하는 등 한나라당이 연일 박 후보에 대한 병역혜택 의혹을 연일 제기하면서 이번 토론회는 대부분 박 후보의 수십년 전 복잡한 가족사를 헤집는데 할애됐다.

나 후보와 박 후보는 상호토론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진검승부를 펼쳤다.

나 후보는 당초 예상과 달리 병역혜택 논란이 아닌 천안함 사태에 대한 박 후보의 입장을 물어 '사상검증'에 우선순위를 뒀다.

그는 "원순닷컴(박 후보의 개인 홈피)을 보면 천안함 폭침이 국민들에게 인정 못 받은 것은 정부 자신 때문이라고 했다"며 "참여연대는 유엔에 우리 정부의 발표내용을 믿을 수 없다는 서신 보내기도 했다"고 참여연대 출신 박 후보의 안보의식을 문제삼았다.

또는 "46명의 장병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다. 박 후보는 천안함 북한 소행이라 믿나 안 믿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저는 천안함 북한 소행이라 믿는 사람"이라며 "그러나 정부를 신뢰 못하는 사람 상당수라 생각한다. 그 사람들을 탓할게 아니라 왜 정부가 신뢰를 못 받는지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의 소통부재가 천안함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다시 "참여연대는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서신 보냈다"며 "지금 (박 후보)캠프에는 상당수 참여연대 출신이 들어와 계신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저희 캠프에 대해 굉장히 분석 많이 한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으면서 "참여연대 떠난 지가 10년이 넘었다"고 연관성을 부인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질문차례가 되자 "이번 서울시장 선거 바람은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바람은)지난 이명박, 오세훈 시장의 전시행정, 대권행정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은 지난 10년의 이런 여러 가지 행정에 대해 비판받고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자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이런 과정 없는 변화는 모순이라 생각한다. 어떤 변화를 만드시겠는가"고 물었다.

나 후보는 "정치권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에 대해선 저도 반성하고 바꿔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그 변화를 과연 누가 책임 있게 가져갈 수 있느냐, 서울시의 변화를 누가책임지고 가져갈 수 있느냐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전임 시장들에게도 비판해야 할 점도 물론 있다면서도 서울시 경쟁력 이미 세계 10위권에 도달했다며 이명박 시장 시절 버스체계 개편과 오세훈 시장 시절의 도시공기질 개선 등을 치적으로 꼽았다.

나 후보는 "지금은 서울시정과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변화의 시기가 도래됐다는 것은 인정했다.

접근방식에서는 차이가 났다. 박 후보가 사람 중심의 서울을 말한다면 나 후보는 생활 중심의 시정을 내세웠다.

나 후보는 "시장은 수많은 갈등을 조정하는 자리"라며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갈등 조장하는 시민단체 출신 후보보다는 갈등 조정하는 정치인이 (서울시장에)나을 것이라 생각 한다"고 자신의 적합성을 강조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의 이력도 문제 삼았다.

나 후보는 "책을 많이 썼는데 '악법은 법이 아니다'라고 썼다. 현행 선거법 위반하고서라도 낙선운동하는 논리가 악법도 법이라는 논리로 재단되고 있다"며 박 후보가 참여연대 시절 벌였던 국회의원 낙선운동의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당시 낙선운동은 결국 선거법 위반으로 귀결됐다.

그는 이처럼 저서에서 불법을 스스로 정당화하는 인물이 법령에 따라 시정을 조율하는 시장직에 어울리겠냐는 의미에서다.

또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불법적 시위 일어난다면, 기물을 파손한다면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희망버스가 와서 불법시위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박 후보는 "서울광장은 닫힌 광장이 아닌 열린 광장이 돼야 한다"며 "누구나 와서 주장도 하고 데이트도 해야 한다. 저는 그런 도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선거법을 그 당시 위반한 게 사실이다"면서도 "그러나 내 생각에 그것은 헌법에 맞는 것이라는 생각했다. 왜냐면 부패한 정치인이 유권자 입장에서 부패하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 자유는 있다고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서울시장을 갈등조정자라고 규정한 뒤 철거민 5명과 경찰이 1명이 숨진 용산참사와 같은 개개발문제의 해법을 물었다.

나 후보는 "용산 참사는 결국 철거민과 관련된 것 아닌가. 저희 중구(나 후보 지역구)에도 명동 재개발 관련해서 이런 일 있었다"며 "세입자 관련 대책부분인데 크게 말하면 계속 갈등을 조정하고 이런 부분을 말할 수는 있지만 이런 부분은 법제도적 정비가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입자 경우 권리금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인정되지 않은 채 나가느냐 더 버텨서 받아서 나가느냐 이래서 늘 농성과 다툼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입자 경우 실질적인 권리 보장되지 않는 곳에 권리금을 어느 정도 인정해줄 것이냐 부터 부당하고 억울한 부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관심을 나타냈다.

두 후보는 25조원에 이러는 서울시 부채 감축문제에서 큰 이견을 드러냈다.

나 후보는 부채 7조원을 감축하겠다는 박 후보측의 정책공약에 대해 대체 재원마련의 어려움을 들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빚을 갚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 후보는 취득세나 등록세는 사실 현재 서울시의 경우에 거두지 못하고 있는 탈루 부분이 굉장히 많다"며 "이것을 전담하는 부서를 강화하면 훨씬 더 거둘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어 "재산임대수익을 중앙정부에 비해 10%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늘리면 재원마련이 어렵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 후보는 이어 "전시성 토목사업을 중단하고 조정함으로써 1조원 정도의 경비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표적인 전시성 토목사업을 벌이는 공공기관으로 SH공사를 지목했다.

박 후보는 "서울시 부채 25조원 중 16조원이 SH다. SH공사 마곡문정지구 사업지 매각한다거나 하면 3조원 정도는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며 "그래서 3년간에 걸쳐서 내가 임기 내에 7조원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현재 서울시가 재개하고 있는 양화대교 구조개선공사의 지속여부를 한참을 입씨름을 펼쳤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이후 장소를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로 옮긴 두 사람은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실천협약식에 참가해 페어플레이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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