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특산 보랏빛 고유식물-금강초롱꽃
한반도 특산 보랏빛 고유식물-금강초롱꽃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1.10.11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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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타령'-131]

금강초롱꽃은 여러해살이풀이다. 세계적으로 한반도에만 자라는 특산식물(고유식물)이다.

높이는 30~90cm이다. 줄기는 대체로 보랏빛이고, 꽃은 8~9월에 보랏빛으로 핀다. 5개의 꽃밥이 서로 붙어서 암술을 둘러싸는 것이 큰 특징이다. 한반도의 분포지역은 평남 맹산, 강원 금강산을 비롯하여 오대산, 태백산, 발왕산, 가리왕산, 화악산, 대암산, 점봉산, 태백산, 설악산 등 중부의 산중복 이상에서 관찰이 가능하다. 특히 대암산과 화악산에 자라는 종류는 꽃빛깔이 매우 짙어서 보기에 좋다.

금강초롱꽃은 ‘금강산에서 최초로 발견된 초롱꽃과 유사한 식물’의 뜻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새로운 식물을 발견하여 그 이름을 정할 때는 학명(라틴명) 이외에 지방명(향토명)이라 하여 그 나라의 이름을 붙인다. 그 나라의 지방명 명명은 표준말의 제정 원칙을 따르지만 표준말이 없을 때는 방언 중에서 선정하기도 한다.

방언에도 적당한 말이 없을 때는 그 식물의 외부 형태나 생활 습성의 특색을 따서 이름을 붙인다. 그렇지 않으면 그 식물이 최초로 채집된 지명이나 산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거나 최초로 채집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기도 한다. 금강초롱꽃은 최초로 채집한 산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금강초롱꽃의 유사종으로는 검산초롱꽃, 흰금강초롱꽃 등이 알려져 있다. 검산초롱꽃은 이 식물의 최초 채집지인 평남와 함남의 경계에 있는 검산령이라는 지명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흰금강초롱꽃은 꽃의 빛깔에서 유래하고 있다.

검산초롱꽃은 금강초롱과과 달리 뿌리를 벋고, 잎가장자리 톱니가 크며, 꽃받침조각이 절반 정도 붙어 있고 그 가장자리 톱니가 큰 특징이 있다. 현재 분포지역은 함남과 평남에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남한 자생은 불확실하다. 그렇지만 어느 남한의 식물화보집에 검산초롱꽃이라 이름한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이는 필자 개인적으로 볼 때에 금강초롱꽃을 검산초롱꽃으로 잘못 동정하여 붙인 이름으로 판단하였다.

흰금강초롱꽃은 금강초롱꽃의 꽃빛깔이 짙은 보랏빛에서 연한 보랏빛과 흰빛까지 여러 중간 형태가 있으나 극단적인 흰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며, 금강초롱꽃의 한 품종으로 취급하고 있다. 흰금강초롱꽃은 1965년 설악산 옥녀폭포에서 발견된 후 이곳저곳에서 종종 발견되고 있다. 점봉산 곰배령에서도 어렵지 않게 관찰이 가능하다.

금강초롱꽃은 1902년 일본 사람이 금강산에서 처음으로 채집하였고, 그 후 ‘한국식물 연구’라는 주제로 논문을 작성하고 있던 나카이(Nakai)가 1009년에 신종으로 발표하였던 한반도 고유식물(특산식물)이다. 나카이는 처음에 학명을 Symphyandra asiatica Nakai로 하였으나 그 2년 후인 1911년에 Hanabusaya asiatica Nakai로 속명을 바꾸어 발표하였다.

그 이유는 당시에 한반도 식물을 조사하는 데 있어서 일본 공사로 재직하던 하나부사(花房)의 도움에 대한 보답으로 하나부사야(Hanabusaya)라는 속명을 붙였단다. 어쨌건 남한에서는 선취권을 인정하여 금강초롱꽃 학명으로 Hanabusaya asiatica Nakai를 쓰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쓰는 학명은 약간 다르다. 북한에서는 일본사람 이름을 싫어한 탓인지 하나부사야(Hanabusaya)의 속명을 1976년에 금강사니아(Keumkangsania)로 바꾸어 버렸다. 즉 북한에서 쓰는 금강초롱꽃의 학명은 Keumkangsania asiatica(Nakai) Kim이다. 이는 엄격하게 따지면 거의 선취권 인정을 받아들이는 식물학명 명명법의 국제식물명명규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금강초롱꽃은 북한에서도 귀하게 여겨 금강산 묘길상 인근의 군락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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