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상흔 딛고 미래 보여주는 현대미술
과거 상흔 딛고 미래 보여주는 현대미술
  • 정민희 논설위원
  • 승인 2011.10.22 12: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민희의 마음으로 미술읽기] ⑦

대중들에게 ‘미술’의 장르는 물었을 때 가장 많은 대답이 ‘그림’, 즉 ‘회화’이고, 조각, 공예, 디자인 등으로 대답한다.

물론 사진, 판화, 다양하고도 세부적인 디자인분야가 있기도 하다. 평면, 입체로 구분을 해서 작가의 길로 가는 게 8,90년대 이전 분위기였다면 최근에는 급속히 장르와의 벽이 없어지는 큰 변화가 있다.

1960년대 비디오 기술이 발달로 실험성이 강한 작가에게는 시간예술이라는 비디오의 특징이 내러티브 구조를 탐색하는 현대미술의 경향과 아주 잘 맞게 된다.

기존 매체에 새롭게 부상한 미디어매체와 함께 디지털 사진의 발달로 장르의 구분은 미비해지고 모든 장르가 표현방식으로 융합됨으로 ‘설치미술’로 표현되곤 한다.

특히, 사회문화적 이슈를 가진 미술프로젝트에 등장되는 설치미술은 개별 사회 또는 국제적 경계를 넘어 솟아오르는 다양한 지리적, 물리적, 정치적 재앙, 심리적 갈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황을 작가의 함축적인 시선으로 모색해 나간다.

동시대 미술은 과거의 전통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또 그곳에서 유래하게 된다. 실생활에서의 관심사를 주제로 이슈화하고 분석하며, 감상자의 해석을 통해 즉흥적이기도 매혹적이기도 하고 또한 다채로운 방식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난해함이 현대미술이다.

서구중심의 미술무대 속에서 아시아 주요국가의 동시대미술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아시아 현대미술 프로젝트 ‘CITY-NET ASIA 2011’이 서울도심에 선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비엔날레 등에서는 이미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설치미술의 형태이며, 예쁜 그림을 걸어두고 감상하고 싶은 관람자에게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와, 버려진 쓰레기 류의 재료를 활용한 미술이 난해하게 보일 것이다.

다만 현대미술이 단순한 감상의 기능이 아닌 또 다른 사회적 이슈를 실험성을 통해 어떠한 혁신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하는지를 개개인이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된다.

서울, 가나자와, 방콕, 자카르타 등 아시아의 4개 도시가 참여함으로써 각 도시를 스쳐지나간 재난과 크고 작은 사건으로 받은 상처, 정치적 사건을 개인적 시선으로 표현한다. 이는 직접적인 발언보다 더 깊이 있게 우리 가슴에 새겨진 상흔을 생각하게 한다.

현대미술을 통해 사회의 비극적인 사건이 빚어낸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고, 새로운 변화를 위한 상상력의 힘을 찾아내도록 한다. 또한 개인을 둘러싼 사회, 경제, 정치적 환경과 현대미술이 동떨어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과거의 상흔을 보여주는 것에 머물지 않고 미래의 방향까지도 제시해줄 수 있다는 것이 현대 미술의 근본바탕이다.

■11월 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02) 2124-880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