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양화대교, 박 시장 공사 계속으로 선회
‘계륵’ 양화대교, 박 시장 공사 계속으로 선회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1.11.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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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기반 환경·시민단체와 대립 불가피, 최종 결정에 촉각
▲ 교각 경간 확장을 위해 ㄷ자로 굽은 양화대교 공사가 박원순 시장에게 계륵과 같은 부담이 되고 있다. 박 시장은 선거기간 중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삼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완공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지지 기반인 환경단체 등과의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시스]

양화대교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정의 ‘계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화대교 교각 경간 확장공사는 오세훈 전 시장이 서해뱃길 사업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 현재 양화대교 공사는 80% 이상의 공정이 진행됐고 이미 322억 원의 공사비가 들어갔다.

양화대교 관련 예산은 총 450억 원이다. 오 전 시장은 재임중 시의회의 관련 예산심의 반려에도 불구, 예비비로 공사를 강행해 왔다. 박 시장은 선거기간 중 양화대교 공사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이미 상당부분 진척됐다는 점을 들어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박 시장은 당초 ‘양화대교 하류 쪽 다리에 아치가 완공되었지만 원래 두 개의 서로 다른 교량이기에 안전과 미관에 아무 상관이 없으므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110억 원의 예산을 추가 낭비하는 상류교량의 ㄷ자공사와 아치공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감사원의 지적을 근거로 현재 상태로 양화대교 공사를 중단, 무분별한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삼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 양화대교 공사가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점을 들어 조속히 완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현재까지 양화대교 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박 시장의 입장 선회는 전폭적인 선거 지원에 나섰던 환경·시민단체와도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강운하반대시민행동 등 시민단체 연대조직을 이끌어온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월 양화대교 북단에 설치한 상설 시위 천막을 걷지 않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처장은 “서울시장이 누가 되든 양화대교 공사를 즉각 증단하지 않는 한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며 “양화대교를 이 상태로 완공할 경우 이미 들어간 예산보다 더 큰 손실을 서울시민들에게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지금이라도 양화대교 공사를 중단해야 107억 원의 추가 예산낭비를 막고, 시민들의 안전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이미 개통된 경인운하가 오 전 시장의 서해뱃길 연결 수로로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대형 선박 통행을 위해 벌인 양화대교 공사도 무효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시장으로서는 이같은 환경·시민단체의 요구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난감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이인우 기자 raim9090@seoul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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