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 지역구 의원 내년 총선 위기감 확산
한나라당 서울 지역구 의원 내년 총선 위기감 확산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1.11.0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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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개 지역구 한나라 36명, 시장보궐선거 결과 6명만 안정권

▲ 톱 한나라 비상 사진=지난달 26일 저녁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표실에서 중앙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함을 열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한나라당의 낮은 지지율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뉴시스]
강남 3구, 용산구만 나경원 후보 앞서
2008년 총선 ‘뉴타운 공약’ 약효 시들
여당 중진 의원·나 후보 지역구도 패배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 서울지역구 의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의 득표율이 높은 지역은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4개구가 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국회의원 지역구는 48개로 사고 지역구 4개를 제외하고 44명의 현역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은 36명, 민주당이 7명, 무소속은 한나라당에서 제명된 강용석 의원 1명이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 한나라당 의원 36명 중 30명의 지역구에서 박원순 시장이 나경원 후보를 눌렀다. 지난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뉴타운 공약 등으로 야권 후보를 멀찌감치 떨어트리고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앞선 지역은 25개 구 가운데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4개 구가 전부다. 이들 강남 3구 등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 의원은 강남구 이종구 의원(사고지구), 서초구 이혜훈·고승덕 의원, 송파구 박영아·유일호 의원, 용산구 진영 의원 등 모두 6명이다.

이들 강남과 서초구에서 나경원 후보는 각각 61.33%와 60.12%를 얻어 38.37%와 39.61%를 얻은 박원순 시장을 큰 표차로 앞섰다. 송파구에서는 51.12% 대 48.53%로 나 후보가 앞섰으나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51.28% , 한명숙 43.09%에 비해 격차가 크게 줄었다. 용산구에서는 나 후보가 51.82%, 박 시장은 47.82%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문제는 이들 4개 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다. 심지어 나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중구에서도 47.7%의 지지율을 얻어 52%를 득표한 박 시장에게 밀리는 등 민심 변화가 심상치 않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동대문구(을 홍준표 대표, 갑 장광근 의원)에서도 박 시장이 54.32%를 얻은 반면, 나 후보는 43.60%를 얻어 9%포인트 이상 뒤쳐졌다.

정몽준 전 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동작구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져 나 후보 43.60%, 박 시장 56.05%로 12%의 차이를 보였다. 한나라당 친이계의 핵심 인사였던 이재오 전 특임장관의 지역구인 은평구에서는 나 후보 42.64%, 박 시장 56.96%로 무려 14%포인트 이상 차이로 뒤졌다.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원희룡·김용태 의원이 포진한 양천구도 상황은 심각하다. 양천구에서는 나 후보 지지율이 45.97%에 불과한 반면, 박 시장은 53.47%로 달아났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관악구에서는 거의 더블 스코어로 박 시장이 앞섰다. 관악구에서 나 후보는 36.85%를, 박 시장은 62.74%를 얻어 25%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역별 득표현황<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나 후보 캠프 대변인을 지낸 안형환 의원의 지역구인 금천구에서도 나 후보는 41.12%, 박 시장은 58.42%를 얻어 17%포인트 이상 앞섰다. 나 후보 캠프 홍보본부장 진성호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중랑구에서도 나 후보는 44.75%를 얻었고, 박 시장은 54.80%를 얻었다.

여의도연구소장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서대문구(을 한나라당 정두언·갑 이성헌 의원)도 나 후보 43.03%, 박 시장은 56.57%르,를 얻었다. 이명박 정부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낸 진수희 의원이 있는 성동구(갑 한나라당 진수희·을 김동성 의원)도 나 후보가 45.32%, 박 시장 54.30%의 득표율을 보였다.

이같은 서울시장 선거결과와 같은 기류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경우 한나라당은 서울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몰표를 선사했던 뉴타운 공약 등이 서민·중산층을 오히려 내모는 결과를 낳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앞길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 지역구 의원들로서는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비한 특단의 조치가 아쉬운 형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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