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이 남자의 키워드 '사색, 사람 그리고 커피' [인터뷰①]
주원, 이 남자의 키워드 '사색, 사람 그리고 커피' [인터뷰①]
  • 티브이데일리 기자
  • 승인 2011.11.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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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잘생겼다. 그리고 똑똑하다. 참 진부한 표현이지만 이 처럼 좋은 수식어가 또 있을까. 배우 주원(24)은 최근 만난 신예 중 그 누구보다 좋은 비주얼과 영민한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KBS2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의 주원이 영화 '특수본'(감독 황병국, 제작 영화사 수박)으로 돌아왔다. 데뷔 후 첫 영화인 만큼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게다가 같은 소속사에 몸 담고 있는 선배 엄태웅과 함께 투톱으로 나서 기대가 크다.

주원은 지난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제빵왕 김탁구'로 데뷔했다. 첫 작품부터 주연을 꿰차더니 '오작교 형제들'부터 영화 주연까지 승승장구 중이다. 이렇게 운이 따른다는 것은 속된 말로 '난 놈'이란 뜻이고 '물건'이라는 뜻도 된다.

"매일 주인공을 하고, 매번 하는 작품 마다 시청률이 높았기 때문에 가끔은 벅차올라요. 하지만 또 쑥스러워요. '특수본'의 타이트롤에 제 이름이 올라오는데 기분이 묘했어요. 그 큰 스크린에 제 얼굴이 채워지는 것도 신기해요"

주원은 모든 것이 운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바라 볼 줄 알았다.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모든 작품들이 잘 됐기 때문에 오히려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요. 나중에 올 혼란을 최소한 하기 위해 넘어질 때를 늘 대비해요"

주원은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실패한 때가 오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 있도록 자가 면역력을 높이고 싶다는 것. 작품수가 적은 배우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법은 뛰어났다.

주원의 말을 할수록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힘을 지녔다. 불과 세 편의 작품을 마친 젊은 배우지만 작품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또래 배우보다 성숙했다. 기자가 생각치 못한 부분을 해석해 줄 때는 다소 놀라기도 했다.

"제가 맡은 역이 범죄분석관 역이거든요. 관련 서적을 30권 정도 구입했어요. 심리학부터 범죄심리학, 행동심리학 등을 읽었는데 역시 한 분야를 자세히 파고 들면 쉬운게 없더라구요. 그런데 이성적으로 접근하다보니 재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드라마와 영화를 챙겨봤어요. 역시 흥미로워지더라구요"

극 중 경찰이 살해되는 연쇄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꾸려진 특수본에서 주원은 특별 파견된 범죄분석관 김호룡으로 등장한다. 김호룡은 경찰인 아버지를 잃은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인물. 김호룡은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거대한 음모를 쫓기 위해 평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전 이상하게 왜 이렇게 아픔이 많은 역만 맡을까요. 배가 다른 자식이라든지, 가족사가 정상이 아니죠. 하하. '제빵왕 김탁구'의 마준이도 모자라 '특수본'의 호룡이도 그렇잖아요. 이상하게 어둠이 많은 인물들만 맡았는데 그래서 더 애정이 가요"

작품에 들어가기 전 공부를 철저히 마치기 때문일까. 주원은 '특수본' 관객들이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분석을 척척 내놓았는데, 설명이 상당히 논리 정연했다. 마치 속에 영감이라도 들어간 듯 했다. 웃음이 많지만 가벼운 농담은 결코 하지 않는 것도 인상적이다.

"제가 좀 많이 진지해요. 진지해서 사람들의 농담과 진담을 잘 구분하지 못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놀리거든요. 왜 구분을 못하냐고. 성격이 좀 신중한 편이고 생각이 많은 편이라서 농담에 익숙치가 않아요. 그렇다고 소심하지는 않구요. 하하"

주원은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면서도 스스로를 꾸밀 줄 모르는 어법의 소유자였다. 그래서 주원이라는 배우가 더 궁금해졌다. 개인적인 시간에는 무엇을 하며 보내는 것일까? "헉, 취미요? 음... 전 취미가 없어요"

신인 배우가 취미가 없다니 의외의 단순한 대답에 웃음이 났다. 하다 못해 운동의 종류라도 말하면 될텐데 참 솔직하기도 하다. "하하. 그러게요. 전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서... 솔직히 또래들이 가는 클럽도 싫어요. 시끄러운 곳은 딱 질색이거든요"

팬들이 좋아할 만한 대답만 한다고 핀잔을 주자 주원이 손사래를 친다. "여성 분들이 제가 클럽을 안 간다고 좋아하지는 않을껄요? 제가 여자친구를 만나면 콩깍지가 씌여서 코 파는 것도 예쁘게 보거든요. 근데 정작 여자들은 그런 남자는 싫어하더라구요. 나쁜남자 좋아하잖아요"

이렇게 진지한 남자, 주원을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키워드는 무엇일까. "이렇게 말하면 웃으시겠지만 전 생각하는걸 좋아해요. 사색이 취미가 될 수 있을까요? 특히 사람에 관심이 많아요. 커피도 좋아하구요. 정리하자면 사색, 사람, 커피?"

키워드를 말하며 웃는 주원의 볼에 쏘옥 보조개가 들어간다. 누나팬들이 홀라당 넘어갈 백만불급 미소다. "팬들을 신경쓰며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죽을 때까지 일하고 싶어요. 평생 연기하는 것이 소원이에요.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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