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600년 도읍지, 격식있는 모양새 서울 음식
조선 600년 도읍지, 격식있는 모양새 서울 음식
  • 김민자 기자
  • 승인 2011.11.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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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입맛 사로잡는 신선로부터 전복초, 너비아니까지
▲ 신선로를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

서울은 조선왕조 600년의 도읍지로 왕족과 양반계급이 살던 곳이다. 지역 자체의 특산물은 별로 없지만 전국 각지의 식료품들로 화려한 음식을 만들었다.

서울사람들의 대표음식으로 설렁탕, 육개장, 신선로, 전복초, 너비아니, 구절판 등을 들 수 있다.
서울의 음식은 격식이 있고 음식의 모양새를 따진다. 또한 음식의 가짓수가 많고 한 가지의 양을 조금씩 차리는 것이 특징이다.

소의 여러 부위를 함께 넣고 푹 끓여 고아낸 설렁탕은 추운 겨울이면 생각나는 서울의 음식이다.
진한 설렁탕에 깍두기를 한입 베어물면 속이 시원하게 풀린다. 쇠머리·사골·도가니 그 밖에 뼈·사태고기·양지머리·내장 등이 재료로 쓰인다.

▲ 전복초.
국물을 우려낸 뼈는 건져내고 살과 내장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다시 넣고 끓인다. 뚝배기에 설렁탕을 담고 다진파, 마늘 등을 곁들인다.

동대문구의 전 서울 사대 뜰에 선농단이라는 유적이 있는데, 조선 시대에 해마다 2월 상재일이 되면 왕이 이 단에 나와 풍작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렸던 곳이다.

설렁탕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는데, 선농단의 행사가 끝나면 소를 잡아 큰 가마솥에 넣고 국을 끓이고 밥을 지어서 농부와 노인에게 대접했다 한다.

처음에는 선농단에서 끓인 국이라 하여 선농탕이 되었고 다시 설롱탕이 되었다가 또 다시 설렁탕이 되었다고 하는 설이 있다. 또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가는 신선로는 이름에서 부터 우아함이 풍겨나온다.
신선로(神仙爐)는 화통이 붙은 냄비(구자)에 여러 가지 어육과 채소를 가지런히 넣고 각종 마른 과일들을 장식해 육수를 붓고 끓이며 먹는 탕이나 전골요리를 말한다.

궁중과 반가에서 잔치 음식으로 여러 가지 음식이 다 갖추어져 있을 때 신선로를 꾸밀 수 있으므로 대표적인 궁중음식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요리로 꼽힌다.

너비아니는 쇠고기를 양념하여 구운 요리로 고기를 너붓너붓 썰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상고시대에도 고기를 미리 양념장에 재워서 굽는 맥적(貊炙)이 있었는데, 이것이 너비아니구이의 원조다.
쇠고기는 안심이나 등심을 주로 사용하는데, 두께 약 5mm, 가로 5cm, 세로 6cm 크기로 잘라서 잘게 칼집을 내거나 앞뒤로 두드려 부드럽게 만든다.

배즙을 내어 반은 양념장에 넣고 반은 설탕과 섞어 쇠고기에 재운다. 파와 마늘을 다져 넣고 간장·설탕·참기름·후춧가루·깨소금·배즙을 섞어 만든 양념장에 고기를 넣어 재운다.
처음에는 센 불에서 굽다가 점차 불을 낮추면 타지 않고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
구절판은 요리를 담는 그릇 이름을 말하기도 하는데, 둘레에 8개의 칸과 가운데 1개의 칸으로 모두 9가지를 담을 수 있게 되어 있는 목기이다.

▲ 중국학생들이 구절판 요리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
구절판에 담는 내용물에 따라 진 구절판과, 마른 구절판으로 나눈다. 진 구절판은 미나리·오이·달걀지단(노른자와 흰자)·전복·해삼·새우·삶은 닭고기·쇠고기·표고버섯·석이버섯·느타리버섯·도라지 중에서 계절과 기호에 맞추어 8가지를 선정해 길이가 같게 썰어 기름에 볶는다.

중앙에는 밀가루에 달걀흰자를 섞어 전병을 부쳐 담는다. 먹을 때는 밀전병에 둘레에 담은 볶음요리를 조금씩 넣고 초간장이나 겨자초장에 찍어 먹는다.
마른 구절판은 마른 안주만을 담는 것으로 육포·어포·마른 새우 등에서 8가지를 담고, 중앙에 생밤을 담는다.

이 외에 서울사람들은 팥물 진지, 잣죽, 흑임자 죽, 비빔국수, 메밀만두, 편수를, 떡으로는 두텁떡, 물 호박떡, 약식, 단다, 각색편, 주악 등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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