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연예술 메카 세종문화회관의 무대 뒤
서울 공연예술 메카 세종문화회관의 무대 뒤
  • 정형목 기자
  • 승인 2011.12.1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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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스포트라이트 비춰주는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위해서는 본공연 시간의 몇 배나 되는 준비작업을 거쳐야 한다. 공연에 앞서 오디오를 점검하는 음향팀 관계자.

■ 세계적 수준의 문화예술 공연장

▲세종문화회관 조명팀과 연주단의 리허설.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해 있는 세종문화회관은 1978년 4월 서울특별시에 의해 건립된 공연장이다.

회전승강무대·영상설비를 갖춰 공연예술 전반을 공연할 수 있는 3022석의 대강당, 음악전용홀로서의 소강당 522석, 6개국 동시통역시설을 갖춘 270석의 대회의장, 기타 소회의장, 500평의 전시장, 1064석의 연회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종합문화공간이다.

특히 대극장은 세종문화회관의 주무대로, 동양 최대의 파이프 오르간과 웅장한 무대를 갖추고 3000여 석의 객석이 있다. 무대 규모는 1785㎡이며, 17m의 회전무대와 4개의 수평이동무대, 3개의 승강무대로 이루어져 있다.

음악·연극·무용·영화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공연을 할 수 있다. 대극장의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수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그 경쟁률이 치열하다.

■ 공연 성공 뒤에 그들이 있다.

▲공연전 구석구석 시설을 점검하는 커튼팀의 아슬아슬한 고가사다리 작업.
6일 오후 7시 30분 본공연에 앞서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찾았다. 20여 명의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대세팅 등의 공연준비를 이미 하고 있었다.

무대감독의 책임 아래 3가지 영역으로 나눠 무대가 꾸며진다.  우선 무대 위에 놓일 단을 조립하고 마이크 등의 소품을 챙기는 작업이다. 목재로 특수제작한 단을 설치한 후 그 단 위에 각종 소품을 세팅한다. 다음으로는 공연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조명 세팅이다.

무대의 여기저기 달려있는 조명의 각도를 수차례 맞춰보고서야 겨우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는데 이는 리허설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맞춰봐야 한다. 또 공연의 성격에 맞춰 공연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커튼의 세팅도 해야 한다.

긴 사다리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일일이 해야 예상치 못한 공연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끝으로 공연의 묘미를 더하는 음향시설을 체크해야 한다. 음향은 공연의 매력을 한껏 발산할 수 있도록 소리를 통해 뒷받침하게 된다. 이 역시 리허설 과정에서 다시 재조정 작업을 거쳐야 한다.

본 공연이 올려지기까지 수많은 인력의 손길이 거친 끝에 관객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무대의 뒤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기에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고 그들이야말로 공연의 또 다른 의미의 주인공이다.

■ 파트별 조율 정점, 최종 리허설

▲공연단의 최종 리허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짧지 않은 시간동안의 무대 설치가 끝나고 무대에 서는 출연자들과 리허설을 한다. 오후 늦게 펼쳐지는 공연은 오케스트라 협연과 뮤지컬 그리고 콘서트로 구성됐다.

오케스트라 협연은 지휘자와 무대연출과 의견조율을 하며 리허설이 진행된다. 바순·금관·목관·피아노·기타 등의 순으로 파트별로 연주해 본 후 오케스트라의 음정과 리듬을 체크하고 전체 밸런스를 맞춰본다.

수차례의 시도가 이어진 끝에 조화가 가미된 최고의 소리를 구현해 낸다. 그리고 음향과 조명도 의견조율을 함께하면서 최종 논스톱 리허설을 수행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성악가와 뮤지컬배우 그리고 가수들도 역시 자신들이 추구하는 방향대로 음향과 조명의 수정을 요구하며 최상의 공연을 펼치고자 최종 리허설이 이어졌다.

무대세팅부터 리허설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에게 보여지기 전의 무대 뒷모습은 일반인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일련의 과정이 수행되고 있었다.

관객들은 공연시간동안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게 되지만 작품의 성공을 위해 무대 뒤에서 쏟고 있는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지 그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의 성공을 위해 무대뒤의 숨은 공로자가 있기에 무대가 더욱 빛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미니인터뷰 박임서 팀장

‘안전이 최우선, 스피드 문화 아쉬워’

▲세종문화회관 박임서 팀장.
공연 무대를 설치하고 있는 그때 한켠에 무전기를 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박임서 팀장과 이민재 감독을 인터뷰했다.

박 팀장에 따르면 공연 하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과정을 거친 끝에 태어난다고 한다. 수개월 전에 이미 스케줄이 짜여 있고 20여일 전에 Step회의를 통해 무대설치 매뉴얼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공연기획사의 요구사항과 세종문화회관의 가이드라인을 조율하면서 특히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둔다고 말했다.

수차례 수정작업을 거친 조명설치과정에서의 사고나 커튼을 통한 방염 예방 등도 세심하게 신경써야 한다고 전했다. 일전에 경기도의 한 공연장에서 출연진의 무대 낙마사고를 가리키며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문화회관의 무대예술팀은 “국내외의 훌륭한 대작들을 무대에 올리는데 참여하며 노하우를 쌓아왔다”면서 “이제는 해외 무대설치 기술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전했다.

다만 외국은 한 공연을 준비하는데 몇 년, 몇 개월이 투자될 만큼 긴 시간을 두고 무대세팅 작업을 하는데 반해 우리는 한정된 예산으로 스피드를 추구하고 있어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무대에 서는 주인공과 함께 무대예술팀의 각각의 파트도 공연의 한 축으로서 성공적인 공연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무대의 주인공과 무대예술팀이 결합되어 하나의 훌륭한 공연이 연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늘 취재가 가능했던 것은 무대 Open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글=정형목 기자 dojhmbest@seoultimes.net
사진=이원배 기자 c21wave@seoul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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