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패션의 만남
예술과 패션의 만남
  • 정민희
  • 승인 2011.12.10 0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민희의 마음으로 미술읽기 ⑫

한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 중 눈에 띄는 광범위한 시각적 상징물은 ‘패션’이 아닐까 싶다. 풍요로운 대중문화가 함께 호흡하는 현대사회에서 패션산업 영역은 예술과 깊은 연관이 있으므로 대중과 간격을 좁히는 역할을 하는 한편, 파급력도 아주 빠르다.

패션과 예술의 합작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오고 있다. 1965년 파리컬렉션에서 최고의 패션 아이콘이며 거장이었던 이브 생 로랑은 ‘몬드리안 룩(Mondrian Look)’을 유행시켰다. 그의 감각적 영감은 다양한 순수미술품 수집에서 굳게 단련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2008년 작고한 후 2009년 있었던 그의 소장품 컬렉션은 통상적인 경매장이 아닌 파리시내 그랑팔레에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으며 ‘세기의 경매’로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개인의 소장품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눈부신 마티스, 세잔, 드가, 피카소, 뭉크, 브랑쿠시, 뒤샹, 앤디워홀 등이 출품된 유럽 최대 경매규모였다. 사흘간 진행된 경매에서 700여점의 작품이 7290억여 원이라는 기록적인 낙찰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듯 미술과 패션이 기본적인 토대로 만난 것은 1950~60년대 모더니즘과 미니멀니즘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본격적인 사례는 샤넬(CHANEL)의 수석디자이너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와 콜레보레이션(Collaboration)한 스웨덴 H&M 라인의 성공을 들 수 있다.

라거펠트는 패션디자이너로 유명하지만 전문사진가로서 인물, 누드, 정물, 건축, 풍경 등을 넘나들며 작업했다. 그는 ‘패션은 변화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라거펠트는 상업성과 실험성 모두를 겸비한 살아있는 패션계의 전설이기도 하다.

그밖에 루이뷔통 핸드백과 협업한 네오팝(Neo pop) 아티스트 다카시 무라카미(Takashi Murakami)는 인기 있는 대중미술로서 소비자에게 가깝게 다가가며 한정판이라는 소장의 기능을 더함으로써 성공적인 아트마케팅을 전개하기도 했다.

패션업계와 예술가, 혹은 예술작품과의 협업은 기업브랜드 이미지 차별화로 인지도 상승과 새로운 전략을 이끌어낸다. 또 다양한 마케팅에 긍정적으로 적용돼 그 활용적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이는 국가 문화산업의 든든한 기반확립에도 큰 도움이 된다.

■칼 라거펠트 사진전 <Work in progress> 2012년 3월 18일까지. 대림미술관 02)720-066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