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격차 줄이는 ‘NOSE’ 프로젝트 진행 중”
“문화 격차 줄이는 ‘NOSE’ 프로젝트 진행 중”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1.12.1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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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삼봉이발사’ 제작사 대표 이 지 현 씨
▲'연극삼봉이발사' 제작사대표 이지현 씨

연극 무대에 갓 데뷔한 젊은 배우가 있었다. 어느날 버스에서 서울시의 청년 창업지원 광고를 봤다. 그는 평소 고민하던 생각을 정리해 지원서를 제출했다. 지원서는 심사를 통과해 프로젝트 지원을 받게 됐다. 사무실이 제공되고 창업 교육, 컨설팅이 제공됐다. 그 젊은 배우는 ‘사장님’ 이 돼 연극 배우에서 연극 제작사 대표가 됐다. 이 과정이 불과 1년 5개월 만에 이뤄진 일이다.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의 이야기기 아니다. 창의와 노력, 젊음으로 이뤄낸 일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연극 삼봉이발소’ 제작사 ‘제이에이치컴퍼니’ 대표인 이지현 씨다.

이지현 씨는 작년 4월 버스에서 서울시와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가 지원하는 ‘청년창업프로젝트1000’ 광고를 보고 지원서를 제출해 통과해 프로젝트에 뛰어 들었다. 그때 제출한 사업 계획이 비서울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 공연 프로젝트였다.

이른바 ‘프로젝트NOSE(No Seoul)’였다. 부산 공연을 갔는데 서울 다음으로 크다는 대도시 부산의 문화 환경이 열악하다고 느껴 서울과 지방 간의 문화적 격차를 해소 하고 싶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사실 이지현 씨는 연극 배우 출신이다. 작년에 데뷔한 새내기 배우이지만 엄연한 연극 배우이다. 연극 배우로서 연극 제작의 꿈을 품고 있었는데 그 기회를 만난 것이다. 무대에 선 배우가 멋있어 보여 연극을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썩 내켜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숨겼어요. 지금은 가장 든든한 응원자이십니다. 아버지가 더 좋아하시죠.” 연극 제작은 그리 쉽지가 않았다. 기획, 마케팅, 재정 등을 혼자 도맡아 해야 했다. 막차를 타고 집에 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시피 했다. 한국의 ‘나이 문화’와도 싸워야 했다.

“사실 제가 좀 어리다 보니 어리다고 무시할 때도 좀 있죠.”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과는 성공하면 다른 이들에게 베푸라는 의미의 ‘영혼담보계약서’를 작성했다. 성공하면 다른 사람을 도와주라는 뜻이다. 이런 난관을 뚫고 드디어 12월에 ‘연극 삼봉이발소’가 대학로 소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연극 삼봉이발소’는 인기 웹툰 작가 하일권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처음에 다른 작품을 구상했으나 연출 진종현 씨가 추천해 이 작품을 선정했다. 이지현 씨는 원작의 각색에도 참여할 만큼 의욕적이다. 그래서 가끔 연출과 의견 충돌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연출의 의도를 존중해 준다.

‘연극 삼봉이발소’는 대학로의 1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상연한다. 그런데 그 극장을 정말 운 좋게 대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연말엔 관객이 많이 몰리는 시기라 극장 빌리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연말과 대관, 관객 이야기가 나오자 이지현 씨는 연극계의 아쉬움 점을 말한다.

“부적절하게 호객하는 곳이 있는데 그런 행위는 건강한 연극 질서를 어지럽힙니다. 그리고 초대권을 지나치게 요구하는 관객들이 많은데 정당한 비용을 내고 연극을 관람했으면 합니다.”

이지현 씨는 서울 공연이 끝나면 ‘약속대로’ 3, 4월은 지방공연을 할 계획이다. ‘NOSE’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지현 씨는 다음엔 역사 속 인물을 다른 연극을 만들어 보고 싶단다.

“나중엔 ‘뮤지컬 영웅’ 같은 역사 속 왕이나 인물들을 시대에 맞게 다시 그려내는 연극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배우이자 연극 제작자, 기획자, 각색자인 의욕 많은 이지현 씨의 꿈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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