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민주당 입당, 서울시정 추진 순풍될까?
박원순 민주당 입당, 서울시정 추진 순풍될까?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1.12.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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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대권주자 의미부여, 정치적 입지 확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신임지도부 및 민주진보통합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 1월 15일 열리는 통합민주당 지도부 선거를 전후해 입당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출범식에 참석, 내년 초 합류를 시사한데 이어 최근 입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정당 입당 후 서울시장으로서의 입지 변화 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무소속 후보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범 야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당선된 박 시장은 그동안 입당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특히 민주통합당 전당대회가 폭력사태로 점철되면서 정당 가입은 경과를 지켜보며 결정하겠다고 말하는 등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대표자급 인사 연석회의에 참석하면서 입당에 무게를 둠으로써 야권으로부터 전폭적인 환영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의 입당은 야권에 상당한 힘을 싣는 추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 시장 또한 야권 통합에 따른 지지율 상승의 간접지원을 얻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민주통합당은 출범 이후 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을 추월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21일 여론전문기관 ‘리서치뷰’에 따르면 지난 14일 전국 성인남녀 1500명 대상으로 월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통합당 지지율이 34.1%로 한나라당(32.2%)을 1.9%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통합 전후 지지율과 비교하면 1월에 25.0%였던 민주당 지지율이 12월에는 민주통합당 34.1%로 무려 9.1%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와 반대로 11월 33.3%에서 12월 32.2%로 소폭 하락했다.

이같은 지지율 역전은 김정일 사망이라는 ‘북풍’에 휩쓸려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으나 선관위 디도스 공격 의혹과 이상득 의원 보좌관 비자금 사건 등 여당의 악재가 언제든 다시 터져 나올 수 있다.

정치 환경이 야권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마당에 박 시장이 전격 입당할 경우 정당정치에 거부감을 가진 시민들의 반대 여론도 상당부분 희석될 전망이다. 박 시장으로서도 민주통합당 입당이 불리하지 않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입당 설이 나오자마자 박 시장을 잠재적 대권후보에 올리는 등 정치적 비중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박 시장은 입당 시기를 놓고 고심 중으로 알려진 김두관 경남지사와 함께 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주자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이 당장 내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이 된지 불과 1년만에 대선에 나설 경우 시민 여론이 돌아서는 등 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선 출마 여부와 별도로 박 시장이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된다는 사실은 그만큼 정치적 비중이 크다는 것이고 이는 서울시정 추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또 박 시장은 기존 정당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던 시민사회 세력과 밀접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입당은 이러한 시민사회 세력의 정치권 진입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박 시장은 시민사회 세력의 정치권 참여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지난 1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새로운 정당과 관련, “저 같은 시민사회 인사나 안철수 교수 같은 전문가 그룹도 흔쾌히 참여할 수 있는 정당, 20~30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정당, 생활정책들이 일상적으로 만들어지고 실현되는 생활정책정당을 우리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박 시장의 입당은 혼자만의 정치활동보다 지금까지 행보를 같이 해온 시민사회 세력까지 포함한 정당정치를 시험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서울시정을 진행하면서도 그는 각계각층의 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여하는 청책자문단을 구성하는 등 기존 단체장과 차별화한 모습을 보여 왔다.

민주통합당으로서는 일단 박 시장의 입당이 시민사회 세력을 포용하는 모양새를 띠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부 사안을 두고 정당과 대립각을 세워온 시민사회 세력과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출범 초기 협력관계를 내세우며 정부 편에 섰던 한국노총을 흡수, 민주통합당을 세운 야권으로서는 박 시장 입당으로 노동계에 이어 시민사회 세력까지 끌어들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서울시민들로서는 박 시장의 이러한 정치적 행보가 앞으로 서울시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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