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아기동물 보살피는 ‘건강보육원’
서울시 아기동물 보살피는 ‘건강보육원’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1.12.25 10:0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겨울나기 준비하는 서울동물원 인공포육장 24시

사람이 아프면 병원엘 간다. 동물도 아프면 병원엘 간다. 사람도 보육이 필요하면 보육원에 간다. 그러면 동물들도 보육원이 있을까? 정답은‘있다’이다. 태어날 때 건강하지 못하거나 어미의 사정으로 혹은 어미가 새끼를 잘 돌보지 않을 경우 (동물)보육원에 보내져 보살핌을 받는다. 물론 동물원 같이 규모가 크고 체계적인 곳의 특별한 경우이다.

■ 새끼 동물들 새 세상과 만나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안에 있는 인공포육장은 이런 어린 동물들의 보육원이다. 건강하지 못하게 태어났거나 어미가 잘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 있는 어린 새끼들을 돌보는 곳이다.

여기서 건강을 찾은 동물들은 무럭무럭 자라 동물원을 찾는 서울시민을 반긴다. 시민들의 정다운 친구가 되는 첫 통로가 인공포육장이다.

2002년에 생긴 서울동물원 인공포육장에는 현재 3명의 사육사가 15여 마리의 새끼들을 정성스럽게 돌보고 있다. 많을 때에는 30마리도 있을 때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호랑이, 사자, 수달, 흰손기번, 돼지꼬리원숭이의 새끼들이 있다. 호랑이와 사자는 출산 당시 이상이 있어 인공포육장으로 왔다.

수달은 충남 서천에서 구조돼 왔고 흰손기번, 돼지꼬리원숭이도 적절한 환경을 얻지 못해 인공포육장으로 왔다. 인공포육장에서 크다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 어미가 있는 곳으로 돌려보낸다.

인공포육장은 건강을 찾을 때까지 ‘잠시’ 머무는 곳일 뿐 안식처가 아니다. 그래서 사육사들도 어린 새끼들에게 일부러 정을 붙이지 않으려고 한다. 정이 들면 그 만큼 헤어지기가 어려워서이다.

또 사육사가 동물과 너무 정을 붙이면 나중에 무리로 돌아가 적응하는데 힘든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한 사육사는 “키우다 다시 보내면 섭섭한 마음도 든다. 그러나 어미한테 가는 것이니 좋게 보낸다”고 말했다.

■보살피다 정들면 헤어지기 싫어

새끼들은 한 마리라도 이상 있으면 다른 새끼들도 같이 인공포육장으로 온다. 같은 환경을 만들어줘 한 마리만 소외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새끼들에게 먹이는 아침, 저녁 하루 두 차례 준다. 호랑이와 사자에겐 생닭과 소고기를 주고 원숭이에겐 사과, 당근, 배추, 바나나 등을 잘라서 준다. 수달에겐 전갱이와 미꾸라지를 준다. 어린 흰손기번은 아직 우유를 먹는데 한 병에 80cc정도를 서너 차례 나눠서 준다.

동물들 먹을거리는 매일 아침 가락동시장에서 온 신선한 것들이다. 인공포육장의 하루 소비량은 닭 9마리, 소고기 1kg, 사과 10개, 당근6개, 고구마 5~6개 귤5개, 바나나 10개 정도이다. 동물들 먹이 준비도 사육사가 직접하고 분유도 직접타서 준다.

흰손기번은 분유를 물에 타서 주는 데 온도는 36도 정도로 미지근하다. 분유는 고양이과 개과 동물 등으로 나눠있는데 모두 수입산이다. 국내는 수요가 적기 때문에 생산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먹이를 줄 때는 인공포육장 외부의 문을 잠궈야 한다. 먹이를 주기 위해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혹시라도 새끼 동물이 뛰쳐나와도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새끼들은 먹이를 주는 사육사를 아주 잘 알아보는데 그러나 아무리 새끼라고 하더라도 호랑이나 사자는 맹수이기 때문에 먹이를 줄 때는 늘 조심한다.
■비어있을수록 좋은 시설

인공포육장의 새끼들은 관람객들에게 공개되는데 가끔 수가 많지 않다고 말하는 관람객도 있다고 한다. 이에 사육사는 “여기가 비어 있을 수록 새끼와 어미는 건강한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말한다. 사람이 병원을 멀리하면 좋듯이 새끼들로 인공포육장을 멀리하면 좋다는 것이다.

인공포육장 사육사들은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는 게 생활화 됐다. 관심을 많이 쏟아야 하는 새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포육장은 1년에 쉬는 날이 하루도 없다. 그래도 지금은 좀 나아졌다고 한다.

오후 4시가 되면 관람시간도 끝나고 인공포육장 불도 꺼진다. 그러면 새끼들은 고요 속에서 자신들 만의 시간을 갖는다. 서로 으르렁 거리거나 장난을 치거나 배부른 수달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잠을 잔다. 인공포육장의 하루도 저물어가고 새끼들은 그만큼 커 간다.

■ 미니인터뷰 - 서울동물원 아기 동물들의 아버지, 김권식 사육사

▲김권식 사육사.
김권식 사육사는 인공포육장의 새끼 동물들에겐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김 사육사가 먹이주기, 오물 치우기, 놀아주기, 보살펴 주기 등 새끼 동물에게 필요한 걸 다해주기 때문이다. 동물이 좋아 관련 과목을 전공한 김 사육사는 평소 꿈꾸던 서울동물원 사육사로 1999년에 입사해 2003년부터 줄곧 인공포육장에서 근무한 인공포육장의 터줏대감이다.

― 인공포육장은 어떻게 근무하게 됐나요?

“1999년 서울동물원 사육사로 입사했습니다. 순환보직인데 2003년 인공포육장으로 와서 줄곧 일하고 있습니다. 여기도 좋지만 다른 곳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요.”

― 많은 새끼 동물들이 거쳐 갔을 텐데 기억에 남는 동물은 뭔가요?

“ 많이 거쳐갔죠. 그 중에 ‘무진(돼지꼬리원숭이)’이라고 있는데 장난도 잘치고 오래 있어서 일화도 많습니다. 서로 잘 통해서 애착이 많이 갔습니다. 또 ‘수건귀신’이라고 큰개미핥기인데 개미핥기는 한번도 키워본 적이 없고 구강구조가 다르고 먹을거리도 잘 몰라 키우는데 어려움이 많아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1.4kg으로 들어와 35kg으로 키워서 보냈습니다.”

― 이름은 어떻게 짓나요?

“특성이나 습관 등을 따서 짓고 부릅니다. 공식적인 이름은 위원회에서 회의를 하거나 공모를 해서 이름을 짓습니다.”

― 떠나 보낼 때 많이 아쉬울 텐데요?

“초창기에는 많이 아쉬웠지만 이제 크게 아쉽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잘 커서 어미 곁으로 가는 거니깐 오히려 뿌듯합니다.”
사육사가 호랑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맹수에게 먹이를 줄 때에는 늘 긴장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PINKY82.NET.MS 2011-12-26 19:37:16
PINKY82.NET.MS
목숨을 담보로 하는 해,외,원,정,도,박,
이제 안전하게 인터넷카,지,노,에서!
ㅇ 국내 최초 누,드,딜,러,
ㅇ 매일 잭팟 500만,원,
ㅇ 무,료,회,원,가,입,무,료,관,전,
ㅇ 양,방,향,커,무,니,케.이,션,
PINKY82.NET.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