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윤 명 화 의원(민주당)
서울시의회 윤 명 화 의원(민주당)
  • 윤명화 시의원
  • 승인 2011.12.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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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한 획 그은 서울학생인권조례, 그 숨가쁜 과정

핸드폰을 잠시 꺼 놨다. 1시간 후 다시켰다. 무려 100여 통이 넘는 문자가 도착했다. 이는 문자라기보다 테러다.

주민발의 서울학생인권조례가 9월 30일 서울시의회 교육상임위원에 자문위원회안이 도착한 이후부터 교육위원회소속 위원들은 특히 이 조례안에 찬성하는 위원들은 협박과 욕설로 범벅된 문자와 전화를 시도 때도 없이 받았다.

위축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이다. 수정안을 내는 것에 자문위원단은 난색이다. 최소한 수정도 타협하기 어려웠다.

사회적 파장이 일 것이 분명한 2장 1절(차별받지 않을권리) 6조, ‘학생은 성별, 종교,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국가, 출신민족, 언어, 장애, 용모 등 신체조건, 임신 또는 출산,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인종, 경제적 지위,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 병력, 징계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에서 임신, 출산 부문과 성적지향은 이 조례안에 찬성하는 위원들도 팽팽하게 의견차가 있었다.

원안통과, 수정안통과, 연기, 보류하자는 의견과 반대편에서는 완전폐기를 요청하는 등 온통 혼란의 상황이었다. 민주당 시의원들도 이에 대한 걱정이 높았다. 의총을 열어야 한다고 했지만 안건에 완강히 반대하는 측 주장으로 무산되어버렸다.

학생인권 조례 찬청 단체는 급기야 시의회별관 1층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안건심의 마지막 날인 12월 17일 보류가 선언되자 점거했던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렸다는 소식도 들었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월요일 새벽 긴급 상임위원장단회의가 소집되었고 조례에 대한 의견을 설명하는 의원으로 참석했다.

상임위원장들은 상황의 어려움을 알고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원안통과쪽으로 결론을 냈다. 교육상임위원회에서 원안에 가까운 수정안으로 찬성8, 반대6, 기권1로 통과되었다. 점거농성 중인 학생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본회의장은 마지막 회기의 열기로 가득했다. 그런데 오후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반대쪽이 우세하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때부터 의원들의 각개전투가 시작되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처럼 교육상임위 몇몇 의원들의 활약은 감동적이었다.

긴급의총을 위한 부대표단 회의, 정회, 의총을 거쳐 의원들을 설득하고 동의 하는등 숨 가쁘게 돌아갔다.

찬, 반토론이 이어졌다. 결국 민주당 총론으로 찬성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본회의 장에 들어섰다. 한나라당의원들은 한사람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또다시 찬, 반 공방전이 길게 이어졌다. 마지막 투표 순간이 되자 긴장감이 흘렀다.

투표결과가 나온 역사적인 순간 컴퓨터도 멈춰 버렸다. 투표종료 결과 86명 재석 찬성54, 반대28, 기권4로 가결이 선포되었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원년을 알리는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무상급식 조례와 더불어 또 다른 민주주의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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