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 커피향에 일주일 쌓인 피로 ‘말끔’
핸드드립 커피향에 일주일 쌓인 피로 ‘말끔’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1.12.25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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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내려 마시는 원두커피, 도시 직장인 주말의 여유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는 모습.

서울 서초구의 30대 회사원 황재호 씨는 주말이면 느긋하게 일어나 물을 끓인다. 그 다음 할 일은 냉동실 밀폐용기에 넣어둔 원두커피 꺼내기. 서울의 한 원두커피 판매점에서 연하게 로스팅해 핸드드립용으로 거친 분쇄까지 한 크리스탈 마운틴 커피다.

크리스탈 마운틴은 원두커피 가운데 가장 비싸다는 블루 마운틴보다 싸지만 향과 맛이 풍부한 품종이다. 황씨는 물이 끓을 동안 핸드드립을 위한 준비를 다 마친 다음 천천히 커피를 내린다. 혼자 사는 오피스텔 실내는 커피향이 가득 차오른다. 일주일동안 회사 일에 쫒기며 쌓였던 피로를 푸는 소중한 시간이다.

황씨와 같이 커피를 즐기는 서울시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곳곳에 문을 여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경기불황에 관계없이 성업 중이고 우리나라 커피산업은 가파른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마니아층도 빠르게 늘어 황씨와 같이 직접 커피를 주문하고 내려서 마시는 시민도 많아졌다. 개인이 직접 원두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간편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핸드드립 방식이 가장 간편하다. 필요한 도구도 많지 않고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그렇지만 핸드드립은 커피 분말과 물의 양, 물의 온도를 똑같이 해도 내리는 사람에 따라 맛이 천양지차의 차이를 보인다.

같은 사람이 내려도 어느 정도 맛이 달라지기도 한다. 마니아들은 그런 차이 때문에 오히려 이 반식에 열광한다. 핸드드립은 말 그대로 분쇄한 원두커피를 여과지에 넣은 뒤 뜨거운 물을 부어 추출하는 방식이다. 일부 마니아는 직접 생두를 볶고(로스팅) 분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로스팅해주는 커피집에 온라인 등을 통해 주문한다.

여기서 분쇄까지 해주기 때문에 밀폐용기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하면 오랫동안 제 맛과 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세계 각국에서 수입하는 수백 가지 원두를 하나씩 즐길 수도 있고 직접 여러 품종을 섞는 브랜딩을 해볼 수도 있다.

핸드드립 방법은 크게 유럽식과 일본식으로 나뉜다. 유럽식은 대범하게 한번에 많은 양의 물을 붓고 추출하는 방식인 반면 일본식은 먼저 소량의 물을 점점이 떨어트려 커피를 적신 뒤 원을 그리듯 부어 조심스럽게 추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섬세한 과정의 일본식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이렇게 할 때 여러 원두의 각기 다른 맛과 향을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을만한 커피 로스팅업소를 통해 좋은 원두를 알맞게 구입하는 일이다.

서울에도 여러 소규모 원두 수입업소가 시민들의 주문에 따라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커피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는 곳은 마포구 대흥동의 빈스 서울(www.beansseoul.com)과 노고산동의 로스팅 클럽(http://roastingclub.com), 서초구 양재동의 지트 로스팅하우스 (http://www.jitroastingkor.com), 강남구 대치동의 커피 볶는 집(http://www.coffeeprincess.co.kr)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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