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나는 세상의 미술시장을 기대하며…
살맛나는 세상의 미술시장을 기대하며…
  • 서울타임스
  • 승인 2012.01.0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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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임진년(壬辰年)이 시작됐다.
요즘은 뉴스보기가 겁날 정도로 그리 행복한 세상이 아니다.
몇 년 전 연말연시 시청 앞은 화려한 성탄트리와 청계천, 광화문으로 이어지던 조명축제 ‘루미나리에’행사가 있었다. 아름다운 도심을 보며 따뜻한 기대감이 샘솟는 정겨운 풍경이었다. 그러한 행사는 이제 흔적도 없고 잿빛 추위만 감도는 서울도심의 새해 풍경이다.

▲ 겸허한 소통 3 2008.

시민은 눈앞에 있는 것만 먼저 보고, 듣고, 접할 수밖에 없다. 무상급식문제로 서울시장 선거를 다시 해야 했고 그마저 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이라는 소설같은 이야기로 확대됐다. 대통령 측근의 비리와 ‘가카’에게 헌정하는 팟캐스트 ‘나꼼수’는 새로운 관심과 인식을 끌어내어 주었다.

이상향의 예술과 불안한 정치현실, 또한 사회성과 일상성 사이를 넘나들며 예술을 통해 사회와의 소통을 거침없이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예술가의 특권이다.

표현의 자유가 주어지지 않아도 사회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촌철살인으로 나타내기 위해 풍자적이고 은유적인 방법으로도 풀어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힘은 백번 듣는 것보다 시각적으로 더 강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작가 윤동천은 평범한 문자나 소재를 활용해 표현 매체에 상관없이 사회적 이슈나 지표들을 통렬히 보임으로써 우리 삶의 혼탁한 현실을 신랄하게 뒤집어 표현한다.

우리사회 일상의 실망과 희망의 이중적 변주를 담기 위해, 예술적 표현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사건이나 현상을 재해석하며 그 의미를 부각해나가는 것이 작가의 특성화된 조형언어이다. 2008년 미국 4대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경제 침체는 또다시 유럽발 경제위기로 이어졌다.
▲ 정치가를 위한 도구들 연작 中 부분-2011.

지난해 매스컴을 통해 우리의 귀를 의심하게 할 만큼 엄청난 미술품경매 낙찰결과가 알려져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지만, 세계 경제에 예민한 미술시장 역시 전반적인 미술품 판매실적은 최악이 아니었나 싶다.

예술과 사회의 벽을 없애는 작가의 풍부한 철학과 유머러스한 작품세계는 ‘나꼼수’와는 또 다른, 차분한 사회적 기능의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60년 만의 흑룡의 해, 2012년은 살맛나는 세상이 되길 기대해본다.

▨ 윤동천 개인전 <탁류(Muddy Stream)> 展. OCI미술관. 1월15일까지. Tel 02-734-0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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