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공황장애 고백, 왜 가슴 뭉클할까
이경규 공황장애 고백, 왜 가슴 뭉클할까
  • 티브이데일리 기자
  • 승인 2012.01.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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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예능인 이경규(51)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경규는 지난 8일 방송된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 전문의로부터 심리적 불안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경규의 다음 말이었다. 진단을 받은 그는 오랫동안 공황장애를 앓아왔으며, 벌써 4개월 째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고 털어놔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공황장애가 있다는 예능인의 고백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증상도 심상치 않았다. 이경규는 "죽을 것 같은 심리 상태를 많이 경험했다"며 늘 불안과 초초함에 시달린다고 고백했다.

또 자신이 정말 살아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를 많이 꼬집어 본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공포심에서 비롯된 현실과의 괴리감에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방어일 것이다.

이경규의 솔직한 고백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공황장애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을 말한다. 특히 자신이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

공황장애가 무서운 이유는 특별한 원인과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함께 있거나 공공장소 등에 있으면 특히 증세가 심해지는데 호흡곤란과 구토증상까지 보인다고 한다.

이경규가 고통 속에서 '남자의 자격'에 참여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평범한 회사원도 공황장애가 있으면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그만큼 일상에 많은 지장을 주는 질환이다.

게다가 이경규는 예능인이다. 일반인들의 사회성 지수를 뛰어넘어 만인을 웃고 울려야하는 직업이다. 또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일이기도 하다. 이경규가 느꼈을 심적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이경규의 고백이 더욱 뭉클한 이유는 그의 예능사에 인생의 굴곡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경규는 90년대 초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을 히트시키며 예능계의 1인자로 군림했다. 라이벌 조차 없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몰래 카메라'와 '양심 냉장고'는 공전의 히트 프로그램이 됐다. 스타를 속이고, 일반인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두 프로그램은 리얼버라이어티의 시초가 됐고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영감을 줬다.

하지만 절정에 올랐던 이경규는 9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서서히 대중에게 잊혀져가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강호동과 유재석이 이경규의 바톤을 이어 받아 리얼버라이어티의 양대산맥으로 떠오르던 시기이기도하다.

이경규는 왕좌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서서히 대중의 품을 떠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경규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K본부로 거처를 옮긴 그는 '남자의 자격'으로 컴백해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다시 인기를 얻는 일은 쉽지 않았다. 초기 방송된 '남자의 자격'은 '1박2일'에 밀리며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이경규를 비롯한 멤버들의 고군분투는 결국 진심으로 다가왔고 시청률 또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경규는 남격합창단과 전매특허까지 받은 꼬꼬면으로 다시 예능의 신으로 떠올랐다.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 젊은 예능인들 사이에서 노력한 결과 이룬 감동의 결과물이었다.

게다가 공황장애를 숨기며 애쓴 결과다. 장애를 숨기고 대중의 마음을 설득해야하는 이경규의 노력은 상당한 인내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어찌 이경규를 예능의 신이라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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