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보다 뜨거운 민주주의 선거
4·11총선보다 뜨거운 민주주의 선거
  • 이지문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2.02.1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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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문 박사.

두 달 앞으로 다가온 4·11총선보다 한 달 앞서 전국적으로 뜨거운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초중고 교실에서 반을 대표할 학생회장 선출이 바로 그것이다.

“학생회장 선거는 어린이들 스스로가 자유로운 의사와 공정한 절차에 따른 학생회 임원을 선출하는 경험을 통해, 민주주의 역량과 자치능력을 키우는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성인이 되어 투표권이 생겼을 때는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인맥에 의한 잘못된 선택이 아닌, 소신과 후보자의 됨됨이를 보고 선택하는 눈이 길러져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모 초등학교학생회 담당 교사의 신문 인터뷰 내용이다. 이 교사의 말처럼 선거권의 공정한 행사를 통해서 민주시민이 양성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정치적 대표자 선출에서뿐만 아니라 일선 학교에서의 임원 선거에서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학교에서 학급 임원을 담임교사의 임명에서 탈피하여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것은 분명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민주주의를 단지 대표자를 뽑는 것으로 이해하게 하며, 학급 임원을 하는 학생들이 학년으로 올라가도 또 다시 임원으로 선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체 학생 중 임원을 맡아본 경험이 있는 학생 비율은 상당히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어릴 때부터 임원을 맡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은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주인 의식보다는 대신 학급 일을 맡아줄 사람을 뽑는 수동적 역할로 그 의미가 축소될 뿐이다.

실제 미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학교 전체를 대표하는 학생회장은 몰라도 학급 임원 개념은 존재하지 않고, 당번처럼 1주일씩 급식 봉사 등 학급 심부름을 하고 있을 뿐이다.

평균 학급 정원이 30명 내외이고, 방학을 제외하면 실제 학습 기간이 30여 주이기 때문에 한 주씩 추첨으로 한 번씩은 그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교육이 될 수 있다.

번호 순으로 순차적으로 맡을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시험이나 수학여행 기간, 공휴일 등과 겹쳤을 때 임원을 맡는 학생의 불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공평하게 임원을 맡도록 하기 위해서다.

민주주의 시민이 되는 것은 소속 조직에서 자신이 그 책임을 다해볼 수 있는 평등한 기회를 갖는 적극적 역할을 통해서라는 점을 학교에서부터 체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기 스스로 학급의 대표 역할을 해 봄으로써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며, 다른 학우에 대한 이해 역시 높아질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를 의욕적으로 추진한 곽노현 교육감의 서울시교육청이라면 진정한 ‘인권’의 전제가 될 수 있는 민주주의시민으로서 우리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번 신학기부터 시범적으로 몇몇 학교에서 이러한 실험을 추진해볼 것을 적극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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