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동대문시장·명동의 기억을 기록하다
창신동·동대문시장·명동의 기억을 기록하다
  • 정형목 기자
  • 승인 2012.02.13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화·산업화와 서울을 지켜온 서민들 삶의 이야기
▲ 서울역사박물관이 창신동.동대문시장.명동의 공간과 서민들의 삶을 담은 '지역조사보고서'와 기록영화를 제작했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이 창신동․동대문시장․명동의 공간과 서민들의 삶을 담은 ‘지역조사보고서’ 3종과 기록영화 3편을 제작했다.

이 보고서는 서울이 20세기 급격한 도시화 과정을 겪으면서 거쳐 온 수많은 변화의 과정들을 상세하게 담아냈다. 도시공간의 형성 과정과 2011년 현재 서울의 사진과 실측, 그리고 오랜 시간 서울에서 살아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서울의 모습을 바라보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된다.

이번 조사에는 지역적 특성에 맞춰 도시인류학, 사회학, 경제지리학, 건축학 등 여러 분야의 연구진이 참여했으며, 동시에 학제간 연대를 통해 각 지역의 변화양상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했다.

이번 보고서에 담긴 곳은 동대문시장 의류생산의 배후기지인 창신동(창신1․2․3동), 의류사업의 세계적인 메카 동대문시장(동대문종합시장․평화시장일대), 새로운 유행과 문화를 전파하는 명동(을지로~퇴계로일대) 등 3개 지역이다.

창신동(공간과 일상)은 6~70년대 서울의 산업화과정에서 형성된 봉제공장이 형성된 지역으로 아직도 이곳에는 관련업체 3,000여개가 밀집해 동대문 의류산업의 배후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동대문시장(불이 꺼지지 않는 패션아이콘)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이자, 상품의 기획-생산-판매가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아시아 최대의 의류생산․유통공간이다.

명동(공간의 형성과 변화)은 일제강점기 이후 대한민국 최고․최신의 상권으로 항상 새로운 문화와 유행을 전파하는 소비공간이다.

특히 이 보고서에는 창신동 쪽방지역의 오래된 골목과 물리적 거주환경을 실측해, 창신동 공간의 단면을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묘사하고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이 밖에도 공간에 대한 기록뿐 아니라, 서울의 도시발달과 같이 걸어 온 서민들의 삶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동대문시장 일대를 추억하는 토박이 어르신들의 쇠정골이야기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하는 신진디자이너이야기, 옷 한 벌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는 가족이야기, 한때 호황을 누리던 창신동 인장거리, 최신유행의 변화 속에서도 명동을 지켜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서울의 도시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목소리라 할 수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이들의 삶이 20세기 후반 한국사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주체가 되리라는 전망을 담고자 노력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이번에 발간한 지역조사보고서는 서울역사박물관 1층 문화정보센터 내에서 열람하거나, 대학교 도서관, 국․공립 도서관, 서울 지역 내 작은 도서관에서 열람 할 수 있으며 별도 판매는 하지 않는다.

한편, 서울역사박물관은 이후에도 연말 발간을 목표로, 동대문시장(광장․방산시장), 청량리지역과 서울의 판자촌을 중심으로 서울 빈민주거의 역사를 살피는 등 20세기 서울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조사․수집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단순히 조사에 그치지 않고 그동안 11개 지역에서 수집된 근현대 도시생활사 자료들을 정리해 웹서비스기반을 구축하고, 시민들과 서울의 20세기 역사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