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과 올챙이묵의 식용으로 쓰는 옥수수
약용과 올챙이묵의 식용으로 쓰는 옥수수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0.09.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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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 타령’ 36]

▲ 옥수수. ⓒ송홍선

옥수수는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식용식물의 하나이다. 또한 옥수수는 중요한 사료작물의 하나이다. 밀, 벼와 함께 재배면적이 매우 넓은 곡물이다. 재배지역은 캐나다와 러시아의 북위 58도에서 남아메리카의 남위 40도에 이른다. 재배지역으로 보면 연중 어느 때에 어디서나 생산되고 있다.  

옥수수는 콜럼버스가 1492년 쿠바섬에 상륙했을 때에 인디언들이 재배하는 것을 보고, 그 씨를 스페인(에스파냐)으로 가지고 간 후부터 30여년 간 유럽각지에 전파되었다. 한반도에는 16세기 무렵에 중국을 거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려시대 원나라나 또는 명나라에서 전해졌다는 설이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재배산지는 강원도가 유명하며, 이곳의 ‘올챙이묵’은 옥수수 앙금으로 쑨 묵이며, 만들어놓은 모양이 올챙이와 같다고 하여 이 이름이 붙었다. 최근에는 국수모양으로 발전한 강원도의 향토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들은 식민지 개척자에게 옥수수 재배방법을 가르쳤다고 하며, 그 때문에 영국 등에서는 원산지를 가리켜 인디언 콘(indian corn)이라 부르고 있다. 미국은 옥수수가 중요한 작물이며, 세계총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인디애나 서부, 일리노이, 미주리, 네브래스카 동부 등을 포함하는 중서부지역은 가구당 옥수수 재배면적이 120ha를 넘는다. 그 때문에 이 지역을 콘 벨트(corn belt)라 하여 ‘옥수수지대’라 부르고 있다.

▲ 옥수수. ⓒ송홍선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고대인, 즉 아즈텍(aztec)인과 잉카(inca)인들은 옥수수의 수확정도에 따라 생활과 행복이 좌우되었단다. 특히 아즈텍인들은 옥수수를 신으로 모시는 습속이 있다. 아즈텍인들은 옥수수신을 숭배하였는데, 금이나 흙으로 만들어진 옥수수 신상이 많이 발굴되었다.

또한 미국의 시인 롱펠로우(H. W. Longfellow)는 인디언이 민화를 소재로 하여 ‘옥수수 열매는 진주와 같다’라고 읊었다. 그리고 옥수수를 의미하는 에스파냐어의 마이즈(maiz), 영어의 메즈(maize), 프랑스어의 마이스(mais)는 콜럼버스 일행이 쿠바에서 옥수수를 입수하였을 때에 들었던 원산지의 말에서 유래한다.

옥수수는 인간의 식량, 산업원료, 가축의 먹이 등으로 유용하게 쓰고 있다. 유럽에서는 주로 가축의 먹이로 이용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식량으로 이용한다. 옥수수는 단백질의 질이 낮고, 탄성 단백질(글루텐, gluten)도 질이 낮아 부풀린 빵을 만드는 데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옥수수를 끓이거나 옥수수 속을 구운 다음 가루로 만들고, 옥수수죽, 옥수수빵, 옥수수 푸딩 등의 재료로 쓴다. 또한 팝콘 등의 다양한 곡물식을 만들고 있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는 민간과 한방에서 소화촉진, 피로회복, 신장병, 수종 등에 쓰고 있으며, 옥수수수염은 이뇨제로 좋다고 하여 차를 만들어 먹었다. 옥수수의 비식용 부위는 주로 가축사료와 산업용으로 쓰고 있다. 줄기로는 종이와 벽판을 만들며, 옥수수 속은 숯을 만들어 연료 또는 산업용매의 조제에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사춤재로 쓰는 옥수수 껍질은 아주 오래전부터 실로 짠 부적이나 인형 등의 민속품 재료로 이용하였다.

▲ 옥수수. ⓒ송홍선

한편 한반도에서는 남매를 쫓던 호랑이가 하늘에서 내려온 썩은 밧줄을 잡고 가다 옥수수 (또는 수수)밭에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다. 옥수숫대의 붉은 얼룩은 호랑이가 죽을 때에 그 핏자국이 지금도 남아 있는 것이란다. 꽃말은 재물, 보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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