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도 동등한 한국 사회 구성원
이주노동자도 동등한 한국 사회 구성원
  • 정영섭
  • 승인 2012.02.18 12: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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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의 소리
▲ 정영섭 씨.

2월 1일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위원장 미셸 카투이라 씨가 필리핀 본국으로 귀국하였다. 카투이라 씨는 이주노조의 5, 6대 위원장으로서 지난 2009년 7월부터 이주노조 위원장으로 재직해 오면서 한국사회 내의 이주노동자 권리 개선에 관해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고용허가제’로 2006년에 입국한 그는 합법 비자를 가진 첫 위원장이었다. 그 이전의 위원장들은 비자가 없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여서 줄줄이 강제단속을 당해 본국으로 추방되었던 것이다.

한국 사회에 이주노동자가 들어온 지도 20년이 넘었다. 80년대 후반 이후 ‘3D’ 영역에 대한 내국인 노동자들의 기피 현상의 커지면서 계속 이주노동자 숫자는 늘어났다.

거기에 ‘베트남 신부’로 대표되는 국제결혼 이주여성 또한 지속적으로 늘었다. 노동자 70만, 결혼여성 15만 등 전체 이주민은 140만에 이른다. 그렇지만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원체 한국이 단일민족 신화가 강해 외국인과 내국인을 가르는 배타성이 크고, 특히 가난한 제3세계 국가에서 온 이주민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와서 귀화한 여성이 목욕탕 출입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으려하지 않거나 버스 안에서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욕설을 듣거나 사업장에서 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전체 이주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은 심각하다. 고용허가제 하에서 사업장 이동은 제한되어 있고 고용주의 동의 없이는 거의 옮길 수 없다. 임금도 바닥 수준이고 일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10~12시간에 이른다. 토요일도 거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도 불만을 제기하면 불이익을 받거나 내쫓기기 십상이기 때문에 입바른 소리를 하기도 힘들다. 욕설, 폭행, 인격무시, 임금체불, 산재, 성희롱 등을 겪는 비율도 내국인보다 훨씬 높다. 이러니 ‘코리안드림’이 실제로는 악몽이 되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이제는 바뀌어도 한참 바뀌어야 하는 시점이다. 겉으로는 ‘세계시민’이지만 실제로는 이주민 차별적인 사회 제도와 관행, 인식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

앞서 이주노조 카투이라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싫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겉으로는 화려한데 속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인간을 똑같이 대우해야 한다.” 합법 비자를 가진 위원장이었지만 그는 출입국관리소에 의해 비자가 박탈당했다. 이주노조의 위원장이기 때문에 탄압을 받은 것이다.

아직까지 한국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이 사회적으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권리 개선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비자가 있든 없든, 피부색이 진하고 국적이 다르든, 돈이 적든 많든, 함께 사는 세상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것은 먼 얘기일까.

UN 인종차별 철폐위원회에서 한국이 인종차별 시정 권고를 받지 않게 되는 날은 언제 올까. 이주노동자들을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고 그에 알맞은 법제도를 만들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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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선 2012-02-19 23:24:12
어떻게 한번에 좋아질까요.. 몇만불되는 우리보다 훨씬 차별이 심한데.. 차별이 우리가 덜하니 이주민들이 날고 기는데.. 이게 더 문제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