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작품을 통해 의미를 전달해야”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의미를 전달해야”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2.02.25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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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가 아닌 생명이라는 감각 깨치기 김 문 영 조소 작가

남산 자락을 뒤로 하고 동국대 한켠에 고즈넉이 자리한 조소과 실습실. 여기는 세계와 인간, 인생, 이념 등과 예술 감각이 미술 작품 안에 치열하게 섞이는 곳이다. 그리고 조소 작가 김문영 씨의 작업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문영 작가는 하나의 장르나 개념에 규정되는 걸 ‘경계’한다. 김 작가는 경계에 대한 규정과 편협성을 허무는 데 천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경계 짓고 나누는 것에 의문을 던진다. 이 의문은 최근의 장르 혼성, ‘퓨전’, 경계 흐려짐과 맞물려 있다. 김 작가의 최근 작업들도 이 ‘경계’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북서울꿈의숲 아트센터에서 ‘맛있는 미술 ART&COOK’전에 전시하고 있는 ‘TAP TAP TAP’은 그 경계 허물기가 반영된 작품이다. 닭다리를 하이힐 뒤축과 연결해 형상화 한 이 작품은 하나의 생명체가 아닌 단지 ‘먹을거리’로 키워지고 인식 되는 생명체에 대한 성찰의 의미가 담긴 것이다.

재료의 경계를 허물고 ‘양식-소비’로만 관계 맺는 존재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다. 경계의 균열이 생긴 자리에 닭다리도 ‘치킨’이 아닌 한때 걷고 달리고 몸을 지탱해 준 하나의 생명체였음을 상기 시킨다.

김 작가는 “우리에게 먹을거리로만 인식 되던 닭, 돼지, 소들도 하나의 생명체였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대상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더 겸손하고 진중해 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감상자와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작품 안에 작가의 철학, 이념, 사고가 담겨 있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서 작가는 참여하고 감상자와 소통하게 된다.

그래서 김 작가는 기꺼이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작품이 메시지로 감상자와 연결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소통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론은 정열을 지탱한다’는 명제에 따라 김 작가는 동국대 대학원 조소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논문 주제는 ‘감각’에 대한 것으로 “살아있는 동안에 느끼는 감각”에 대한 고민을 풀어 나갈 계획이다. 6살 때부터 미술 공부를 시작해 미술 외에 다른 꿈을 꾸어본 적이 없는 김 작가는 요즘 열심히 작품 ‘작업’을 하고 있다.

23일부터 홍콩아트페어에 참가하고 5월엔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평면보다 입체적이고 자유로워 조소를 선택한 김 작가는 느리지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할 계획이다. “즐기고 리듬타며 겸손하게 하니까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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