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째 서울식 ‘추탕’ 끓여내는 다동 ‘용금옥 ’
80년째 서울식 ‘추탕’ 끓여내는 다동 ‘용금옥 ’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2.03.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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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춰진 공간 다락방 올라가면 아늑한 회식자리 으뜸
▲ 서울식 추어탕인 ‘추탕 ’과 용금옥 입구.

미꾸라지를 갖은 양념과 함께 끓여낸 탕은 흔히 ‘추어탕’이라고 한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굳이 미꾸라지 추(鰍)자 뒤에 물고기 어(魚)자를 붙이지 않는다. 미꾸라지 추 안에 가을 물고기란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탕’은 곧 ‘서울식 추어탕’을 이르는 말이 됐다. 서울에는 80년 전 문을 연 추탕집이 아직 몇 군데 남아있다.

1930년 문을 연 ‘형제추탕’과 1932년 시작한 ‘용금옥’, 그리고 1933년 시작한 ‘곰보추탕’이 대표적인 노포(老鋪)로 꼽힌다.

‘용금옥’은 서울 한복판인 중구 다동 골목 안쪽에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광복 전부터 서울의 문인과 기자, 한량들이 외상 장부를 놓고 드나들던 곳이다.

과거 북한 박성철 부주석이 남북회담을 위해 서울에 왔다가 ‘안주인의 안부’를 물었고, 월북한 전 고려대 교수이자 김일성의 통역관이었던 김동석도 ‘용금옥의 안부’를 물어서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금도 대부분의 손님들은 옛 추억과 함께 하는 맛을 찾아오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간혹 유명 맛집을 탐방하는 식도락 취미의 젊은이들이 찾기도 한다.

많은 손님이 드나들어도 다동 ‘용금옥’에 10여 명 정도가 오붓하게 앉아 술판을 벌일 수 있는 다락방이 있는지 아는 이들은 드물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허리를 굽혀야 머리가 안 닿는 천장 낮은 다락방이 있고 4인용 좌식 테이블 3개가 놓여있다.

‘용금옥’은 추탕집이지만 안주거리로 쇠고기 수육을 내놓는다. 사태와 사골, 소곱창으로 육수를 내 탕을 끓이는 서울식 추탕집인 까닭에 항상 수육이 준비된다.

추탕은 청하는 손님에 따라 남도식으로 미꾸라지를 갈아 내기도 하지만 원래는 통미꾸라지가 그대로 들어간다. 양념도 다르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그리고 후춧가루로 양념해 칼칼하고 깔끔한 맛이다.

곁반찬으로 나오는 장아찌와 무절임, 열무김치 등의 맛도 군더더기 없이 똑떨어지는 맛이다.

■ 주  소 : 서울시 중구 다동 16
■ 연락처 : 02-777-1689
■ 가는길 : 을지로입구역 2번출구 나와 직진, 수협은행 건물 끼고 왼쪽으로 돌아 태평파출소 못미처 왼쪽 골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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