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과 패기의 ‘자존심 회복 전쟁’
관록과 패기의 ‘자존심 회복 전쟁’
  • 고동우 기자
  • 승인 2010.04.28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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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지방선거 - 은평구청장 선거 전망]

은평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없는 지역이다.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은평갑은 민주당 이미경 후보가, 은평을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나란히 한나라당 후보를 근소한 차로 꺾고 의원에 당선되었다.

그렇다고 은평구를 야성(野性)이 강한 지역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단적인 예로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노재동)에게 내리 3선을 허락한 몇 안 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이재오 전 의원도 1996년 15대 선거부터 3회 연속 당선된 바 있다.

▲ 은평구청장에 도전하는 사람들. 맨 왼쪽부터 김도백(한나라당), 김우영(민주당), 황홍연, 조계원(이상 창조한국당), 노양학(무소속). 

최근 여론조사 한나라당 지지세 우위

그런 점에서 이번 은평구청장 선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에 ‘은평의 자존심’을 고수 또는 회복하기 위한 전투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 중 하나로 2008년 총선 직후인 6월경부터 이곳으로 이주해온 뉴타운 주민 2만여 명의 표심을 꼽는다. 그런데 최근 나온 여론조사는 이들을 포함한 은평 주민들의 성향이 한나라당 쪽에 기울어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홀딩페이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은평구 주민의 한나라당 지지도는 57.8%로 25개 구 가운데 8위였다. 지난해 12월 한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51.8%, 민주당 30.4%로 두 당의 지지율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노재동 구청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주자로 기업인인 김도백(60, 태광식품 대표이사) 후보를 선택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이미경 의원 보좌관 출신의 김우영(40) 후보가 나선다. ‘관록’과 ‘패기’를 앞세운 두 정치신인의 대결이라고 할 만하다.

두 후보는 이미 몇 가지 현안에서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뉴타운·재개발 정책이 대표적이다. 현재 은평에서 진행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모두 40여 건이 넘는다. 김도백 후보는 이에 “기업 등을 참여시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우영 후보는 “마구잡이 개발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원주민과 세입자 모두 사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은평 지역의 한계, 이전 구청의 행정적 문제점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도백 후보는 “은평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편리한 교통 여건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활용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도시기반 시설을 늘리고 생태 환경도시를 건설해 풍요롭고 소외계층 없는 은평구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김우영 후보는 예의 “그간 구 행정은 투명하지 못했고 전시성 사업들로 점철되었다”고 비판한다. 그는 “판공비 공개 요구 거부를 비롯해 대형 공공사업이 면밀한 검토없이 졸속 추진되는 사례가 많았다”며 “공공사업들은 다시 한 번 면밀하게 검토해 구민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에 재원이 투입되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후보들도 도전장

비록 의원직은 상실했으나 창조한국당 문국현 전 대표의 지역구인 만큼, 창조한국당 주자들의 도전도 거세다. 창조한국당 재정위원장을 지낸 황홍연 후보(51)와 문 대표 비서실 차장 맡아 일했던 조계원 후보(43)가 출사표를 내밀었고, 14대·15대 국회의원 선거 때 출마 경험이 있는 노양학 후보(68)도 무소속 출마 뜻을 밝히고 있다.

서울시의원 선거는 총 4개 선거구에서 각 1명씩을 뽑게 된다. 제1선거구는 녹번동과 응암동 지역이며, 제2선거구는 증산동·수색동·신사동, 제3선거구는 갈현동·구산동·진관동, 제4선거구는 불광동·대조동·역촌동을 각각 포괄한다.

총 16명이 정원인 구의원 선거는 가~아 선거구 8곳에서 각 2명씩을 선출한다. 해당 지역은 가선거구(녹번동·응암1동), 나선거구(응암2·3동), 다선거구(증산동·수색동), 라선거구(신사1·2동), 마선거구(갈현2동·구산동), 바선거구(갈현1동·진관동), 사선거구(불광1·2동), 아선거구(대조동·역촌동) 등이다.

■ 서울시의원 선거 예비 후보자 명단
△은평1 주영미(49, 한국시설안전공단 비상임이사, 한나라당 공천 확정) 박상국(41, 이미경 의원 특별보좌, 민주당) 이재식(37, 운수업체 대표이사, 민주당) 김희춘(61, 전 박근혜대통령경선후보 특별보좌, 친박연합) 김민(56, 방송인, 무소속)
△은평2 김우태(55, 서울시의원, 한나라당 공천 확정) 김미경(44, 은평구의원, 민주당) 김철홍(50, 전 공무원, 무소속)
△은평3 소심향(46, 은평구의원, 한나라당 공천 확정) 이강무(59, 기업 임원, 민주당) 황병오(59, 전 서울시의원, 민주당) 임인선(48, 건축업체 대표이사, 민주당) 유청(43, 기업 대표, 민주당)
△은평4 나영섭(49, 도시철도공사 역촌역장, 한나라당 공천 확정) 임홍택(48, 전 열린우리당 은평을 위원장, 민주당) 정희석(44, 민주당 은평을지역위 사무국장, 민주당) 선은규(50, 전 은평구의원, 민주당)

■ 은평구의원 선거 예비 후보자 명단
△은평가 채근배(39, 회사원, 한나라당 공천 확정) 이명재(59, 은평구의원, 한나라당 공천 확정) 박용근(45, 체육관 관장, 민주당) 남궁윤석(48, 은평구의원, 무소속)
△은평나 장윤건(56, 태권도 원장, 한나라당 공천 확정) 성흠제(45, 광고회사 대표, 민주당 공천 확정) 구자성(52, 은평구의원, 무소속)
△은평다 이승한(44, 회사원, 한나라당 공천 확정) 문규주(48, 학원 대표, 민주당 공천 확정) 우영호(55, 개인 사업, 민주당 공천 확정) 강영종(45,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울시설환경관리지부장, 민주노동당) 최덕규(44, 부동산업, 친박연합)
△은평라 김종선(57, 은평구의원, 한나라당 공천 확정) 장창익(52, 은평구의원, 민주당) 이수현(41, 진보신당 은평당협 공동위원장, 진보신당)
△은평마 남기정(44, 유치원 이사장, 한나라당 공천 확정) 정병호(46, 화원 대표, 한나라당 공천 확정) 기노만(57, 기업 이사, 민주당) 장우윤(35, 은평구의원, 민주당) 조근용(43, 경제연구소 운영위원, 국민참여당) 유승진(39, 남북지역균형발전협의회 운영부장, 무소속)
△은평바 최락의(56, 전 은평구의원, 한나라당 공천 확정) 고영호(51, 은평구의원, 한나라당 공천 확정) 문근식(63, 전 새마을금고 부이사장, 민주당) 이연옥(51, 민주당 은평을지역위 수석부위원장, 민주당)
△은평사 신래로(54, 건강원 운영, 한나라당 공천 확정) 신현국(61, 부동산업, 한나라당 공천 확정) 김덕홍(58, 전 은평구의원, 민주당) 이현찬(49, 은평구의원, 민주당) 강영남(54, 기업 대표, 민주당) 김연신(51, 명상원 대표, 무소속)
△은평아 이선복(49, 태권도관장, 한나라당 공천 확정) 김길성(51, 은평구의원, 한나라당 공천 확정) 정병휘(38, 한국마술협회 사무국장, 민주당) 조정환(51, 요양원 요양사, 민주당) 전현기(65, 상업, 민주당) 유동호(38, 서울대 환경의학연구소 연구원, 진보신당) 최명제(59, 부동산업, 무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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