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a의 스승 -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yBa의 스승 -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 정민희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2.04.0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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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희의 마음으로 미술읽기 <26>

70세를 넘어선 지금 예술가로서의 새로운 전성기라고 말하는 영국 개념미술의 선구자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Michael Craig-Martin).

그는 현재 영국 현대미술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데미안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줄리안 오피 등 1990년대 등장한 일명 ‘영국 젊은 예술가(Young British Artists, yBa)’ 그룹이 공부한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그들을 가르쳤다.

화려한 원색의 화면에 일상적인 오브제 이미지와 최근에는 ‘단어’를 결합한 ‘기호유희적’ 시리즈는 50년간의 작품 활동이 집약된 것이다. 이는 현대 문명의 욕망을 보여준다. 현대 사회는 단어와 이미지로 구성된 욕망의 공간인 것이다.

그는 영국 아일랜드 태생이지만 미국으로 건너가 초중등 교육은 가톨릭학교를 거쳐서 예일대를 졸업했다. 그 시기(1960년대) 미국은 개념미술, 미니멀리즘, 팝아트 등 다양한 사조가 전성기를 이루고 있었다. 그는 이런 사조를 직접 보고 경험하며 모든 과정을 섭렵할 수 있었다.

1960년대 말 영국으로 돌아와 토론식 수업을 통해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서 기술의 습득이나 감각 훈련에 앞선 현대미술의 개념적 측면에 대한 접근을 시도했다.

1973년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마르셀 뒤샹의 개념미술을 재현한 ‘떡갈 나무 An Oak Tree’는 영국 개념 미술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평범한 선반에 물 한잔을 올려두고 종교적, 개념미술적, 개인적 측면의 다양한 요소들이 작가의 언어를 통해 예술이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데미안 허스트는  “스승의 작품 ‘오크 트리’는 나의 정신을 개안시켰다”라고 했다.

1990년 이후 깔끔한 라인으로 일상 속 사물이미지를 200여 개 도안하고, 즐겨 쓰는 20여 가지 색상만으로 재배치 작업을 반복해 대형벽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공공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의 벽화는 고전적인 박물관이나 엄숙한 성당, 대중적인 지하철역 등 전혀 연결이 안 될 것 같은 회색공간에 화려한 컬러와 친숙한 사물로 또 다른 생명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상호작용을 일으켰다.

‘예술은 산문이 아니라 시다’라며 작가는 예술이 하나의 은유이자 상징이며, 현대의 재앙은 시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데 있다고 했다. 너무 새로운 것만 찾기보다는 이미 우리가 가진 풍부한 것을 관찰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2012년 런던 장애인올림픽 포스터 ‘GO’를 제작했고 2001년에는 영국현대미술발전에 대한 공로로 영국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 CBE(Commander of British Empire)를 수훈했다.

■ Michael Craig-Martin<WORD · IMAGE · DESIRE>展. ~4월 29일까지.
갤러리 현대. 02)228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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